"'v'는 'vip'라는 뜻" 오세훈 주장에 "직장 생활 안해봤나"

오세훈 "산업부 파일명 v1.1.hwp의 v, 'vip(대통령)'뜻하는 것"
네티즌 "그럼 hwp는 hidden wonjeon plan이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문건 제목에 들어간 ‘V(브이)’ 자(字)에 대해 “대통령을 뜻하는 ‘VIP’의 약어(略語)일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펴 논란이 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산업부가 공개한 문서 제목을 거론하면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페이스북

오 전 시장은 “산업부는 문제가 된 핵심문건 하나를 공개했다. 그것도 말로만 설명해왔던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 이란 문구를 보고서 상단에 한글자도 틀림없이 명기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KBS 9시 뉴스를 통해 보도된 문건의 제목은 ’180514_북한지역원전건설추진방안_v1.1.hwp’다. 그러나 검찰의 공소장에 기록된 문건의 제목은 ’180616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_v1.2.hwp’다”라며 “분명히 두 파일은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두 파일 제목을 놓고 “우리는 문건 제목의 ‘v’ 라는 이니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v’ 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도 칭해 왔음을 알고 있다. 결국 ‘v’ 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떠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v’가 문 대통령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철주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에 몰두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검토했다? 과연 상식에 맞는 해명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오 전 시장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학교나 직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단계별로 수정하면서 버전(version)을 뜻하는 ‘v’를 붙여 ‘v1.1′, ‘v1.2′식으로 파일명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이 가리킨 산업부 파일 ’180514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_v1.1.hwp’ ’180515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_v1.2.hwp’도 파일 제목에 쓰인 숫자로 미뤄보면, 관련 문건을 작성하고 하루 뒤 업데이트 해 뒤 숫자를 새로 매긴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오 전 시장의 이런 주장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선 “시장출마 포기급 발언이다” “시장까지 한 사람이 저 내용을 모르는가” 같은 비판이 나왔다. “그러면 ‘hwp’는 ‘hidden wonjeon plan’이냐” 같은 조롱성 댓글도 달렸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오 전 시장을 향해 “지나가는 직장인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저건 ‘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장에 재도전하는 오 전 시장님이 마치 한 번도 문서작업 같은 실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려하게 만든다”고 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v의 의미가 vip라고요? 눈을 의심했다. 가짜뉴스인줄 알았다”며 오 전 시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그는 의원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 리스트를 캡처한 사진을 게재하면서 “회사생활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에게 물어보기만 하셨어도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은 안 하셨을텐데”라고 적었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