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쏘아올린 'V' 논란..'V'는 'VIP'인가 '버전'인가
[경향신문]
“우리는 북한 원전 건설 문건의 ‘v’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문서작업 안 해보셨습니까? ‘v’는 ‘version’인 걸 모두가 알고 있을 것”(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권에 때 아닌 ‘v’ 논란이 터졌다. 오세훈 후보가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문건의 파일명을 둘러싸고 대통령을 뜻하는 ‘VIP’의 약자라며 문재인 대통령 책임을 추궁하자 여당 의원들이 ‘버전(version)’을 뜻하는 것이라고 맞받으면서다.
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만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 후보는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 칭해왔음을 알고 있다. 결국 ‘v’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떠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불철주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에 몰두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검토했다? 과연 상식에 맞는 해명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전날 ‘북한 원전 건설 의혹’과 관련해 정치권의 논란이 커지자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작성된 6쪽 분량의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오 후보는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문건 제목은 ‘180514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1’인데 언론을 통해 공개된 문건의 제목은 ‘180616_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_v1.2’라며 “두 파일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도 즉각 반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SNS 글을 통해 “문서 작업 한 번도 안 해보셨습니까”라며 “지나가는 직장인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십시오. 저건 ‘버전’(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서울시장에 재도전하는 오 전 시장님이 마치 한 번도 문서 작업 같은 실무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닌가 우려하게 만든다”며 “아무리 요즘 국민의힘이 가짜뉴스와 음모론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SNS에 <오세훈 후보님, v의 의미를 설명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눈을 의심했다”며 “일상 생활에서, 그리고 회사에서 v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정 모르단 말입니까?”라고 맹공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의원실 컴퓨터에 있는 문서 제목들을 갈무리한 사진을 보여주며 ‘v’가 ‘버전’을 뜻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 후보님도 결국 v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정부 관계자들도 모두 v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비꼬았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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