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자리까지 오른 로힝야 학살 주범
[경향신문]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입법·사법·행정에 관한 전권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64·사진)은 악명높은 소수민족 학살의 주범이다. 미얀마 국민들은 민주정권을 세운 지 겨우 5년 만에 다시 새로운 독재자의 통치를 받게 됐다.
지난 1일 군부 쿠데타로 흘라잉 총사령관이 사실상 국가 최고지도자가 됐다. 그는 1년 동안 비상사태로 국가를 운영한 뒤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24는 “흘라잉이 미얀마의 새로운 독재자로 부상했다”며 “그는 조용히 은퇴를 준비하는 대신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흘라잉은 평생을 군부 요직에서 보냈다. 그는 로스쿨을 거쳐 3수 끝에 국군사관학교에 입학했고, 꾸준히 승진해 2009년 중장으로 제2특수부대 사령관을 맡았다. 당시 그가 이끈 군대는 소수민족인 샨족과 코캉족 수만명을 잔인하게 국경 밖으로 내몰았다. 뉴욕타임스는 “살인과 강간, 방화의 수법이 쓰였고 이 작전으로 흘라잉이 명성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흘라잉은 2011년 총사령관에 올랐고 10년간 그 자리에서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에 노력했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총선에서 군부와 연계된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통령이 될 계획을 세웠으나,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집권당에 참패해 계획이 좌절됐다.
흘라잉은 2017년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수천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수십만명을 국경 밖으로 내쫓았을 때도 총사령관으로서 작전을 두둔했다. 이후 미국은 그를 입국금지명단에 올렸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은 그의 계정을 삭제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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