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탈당 러시'에 내분까지..최대 위기 맞은 美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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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시작된 미 공화당의 '탈당 행렬'에 속도가 붙었다.
사상 초유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정치적 텃밭이었던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마저 대패하면서 과거 공화당 정권의 고위직을 맡았던 오래된 당원들이 대거로 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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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 수십명 탈당계 제출
"공화당 사라지고 '트럼프 숭배당'만 남았다"
의사당 난입·탄핵 이슈 속에도 리더십 부재
탈당 행렬에 "분열하면 민주당에 도움" 우려
당내 극단주의 청산 요구하는 목소리도 확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시작된 미 공화당의 '탈당 행렬'에 속도가 붙었다. 사상 초유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정치적 텃밭이었던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마저 대패하면서 과거 공화당 정권의 고위직을 맡았던 오래된 당원들이 대거로 당을 빠져나가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조지 W. 부시 행정부(2001~2009년) 관리로 재직했던 공화당 당원 수십여명이 최근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행보에 대한 공화당의 대응 방식에 크게 실망했으며 당원으로서 활동할 '마지막 지푸라기'를 잃었다고 전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테러금융정보부 차관을 지낸 지미 구룰레는 로이터에 "내가 알던 공화당은 더 이상 없다"며 "트럼프 숭배자들이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홍보실에서 6년 간 근무한 크리스토퍼 퍼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측근 60~70명이 공화당 탈당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가 탈당자가 잇따라 나올 것이라 했다.
실제 공화당 소속 의원의 과반은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6일 각 주(州)가 인증한 선거 결과를 확정하기 위해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선거인단 인증에 반대표를 행사해 논란이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8명과 하원의원 139명이 선거인단 인증을 저지하는 데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탈당 사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긴 '분열의 유산'이라며 리더십과 아젠다가 무너진 공화당의 내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일부 극우 지지층이 이끈 대선 사기 논란에 선을 긋지 못하고 오히려 여기에 편승해 대중적 지지를 잃었으며, 균형을 맞춰야 할 당내 온건파 역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분열은 민주당만 돕는 꼴...원칙 세워 통합해야"
다만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이러한 탈당 러시로 얻을 게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잇따른 탈당으로 당이 분열되고 구심점을 잃으면 결국 민주당에만 득이 된다는 것이다. 대신 당에 잔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잔재를 적극적으로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부시 행정부의 전직 관리는 로이터에 "트럼프의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 당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전용사이자 부시 행정부에 몸 담았던 수지 트프란키스도 "당원들이 왜 좌절하고 탈당하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면서도 "우리의 분열로 득을 보는 것은 민주당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정부와 개인의 책임, 기업의 자유, 강력한 국방과 같은 공화당의 전통적인 원칙을 중심으로 다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내 극단주의와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됐다. 이들은 특히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상대로 '교수형' '총살' 등을 언급한 큐아난(QAnon·극우 음모론 집단) 지지자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초선·조지아주)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로세리오 마린 전 재무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트럼프당'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 중 상당수는 당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상원이 트럼프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큐아난같은 극단주의라는 암(癌)을 없애지 않는다면 공화당 지도자들에게 투표하러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퍼셀도 "사탄 숭배나 소아성애자들의 비밀 통치를 주장하는 큐아난 지지자들이 국회의원 자격으로 의회에 앉아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중이 공화당을 선택하겠느냐. 그들에겐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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