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도 불안해하는 셀트리온..개인, 지난달 276억 선물 순매도
개인투자자, 지난달 7200계약 선물 순매도
기업가치·적정 주가 논란 이어질 듯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셀트리온(068270)주식 선물을 3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증권 시장 151개 주식 선물 종목 중 SK이노베이션(096770)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다.
주식 선물을 순매도한다는 의미는 향후에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미리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보통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은 선물 거래를 현물 거래의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005930)주식을 현물로 매수하면서 주가가 향후에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일정 금액을 삼성전자 주식 선물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해도 손실이 줄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의 경우 선물 거래를 헤지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을 예상하고 매매한다. 셀트리온을 선물로 많이 매도했다는 의미는 향후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할 것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하면 빌려서 갚는 투자법)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기업가치 보다 낮다는 주장을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중에서도 선물을 매도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현재 30만원대인 셀트리온의 주가가 너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적정 주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1월 29일까지 1개월 동안 개인투자자는 셀트리온 선물을 276억964만원(7212계약) 순매도했다. 주식 선물은 만기(보통 1~3개월 안팎)가 있고 만기일에 현물 주가와의 차액을 결제해 청산한다. 만기일 전에는 현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셀트리온 선물을 대량 순매도한 것은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셀트리온 선물 순매도는) 주가의 흐름이 위쪽(상승)보다는 아랫쪽(하락)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라며 "개인투자자의 경우 헤지(위험 회피)목적이라기 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을 보고 매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물 투자자들이 향후 셀트리온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물 매도에 나선 것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의 코로나 백신이 엄청난 기업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 이익이 얼마나 발생할 수 있는지, 기업가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 시가총액 8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기술력 등에 의구심을 품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가치에 비해 셀트리온의 주가가 너무 높다며 지속적으로 셀트리온을 공매도해왔다. 주가가 좀 더 떨어질 것으로 본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 개인투자자들 다수는 이런 공매도가 셀트리온의 주가를 낮추기 위한 음해성 공작이라며 크게 반발해왔다.
지난 1일 개인 투자자 3만2000여명이 회원인 투자자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투연은 미국의 주식 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의 한국판인 ‘케이스트리트베츠’를 만들 것"이라며 "셀트리온, 에이치엘비(028300)등 공매도가 집중되어 있는 다수 상장회사 주주들과 힘을 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개인투자자 모임인 월스트리트베츠는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얻는 공매도 투자자(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에 대항했다. 공매도 투자자에게 대항하는 의미로 개인투자자들은 게임스톱, AMC 등의 주식을 집중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렸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공매도를 한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입었다. 이와 같은 개인투자자 운동을 한국에서도 펼치겠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경력이 상당히 있는 투자자들이 많은 선물 시장에서 셀트리온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미는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들도 셀트리온의 적정 주가에 대해 코멘트를 쉽게 하지 못할 정도로 (주가에 대해) 상당히 논란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비교적 클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런 점도 감안해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