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정부, 미얀마 쿠데타를 쿠데타라 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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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안에서 미얀마 군사정변을 '쿠데타'로 명명하느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을 배척하는 미국에 맞서 안 그래도 가까운 중국에 더욱 밀착할 경우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아시아 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폴리티코는 "미얀마 정변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의 외교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취임 며칠 만에 위기를 맞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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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밀착 가능성 커 신중한 의견 대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안에서 미얀마 군사정변을 ‘쿠데타’로 명명하느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 인사들이 1일(현지시간) 내놓은 모든 성명에서 쿠데타라는 용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사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유는 뭘까.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무부는 현재 미얀마 군부의 정권 탈취를 쿠데타로 명명하는 시기를 놓고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 이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순간 미국은 법에 따라 미얀마에 대한 원조를 즉각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해외원조법은 ‘정당하게 선출된 국가 수반이 군부나 법령에 의해 강제로 물러난 국가에는 원조를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CNN방송은 “국무부 법률고문들이 쿠데타 명명에 따르는 법적 조치와 구속력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가안보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미국은 미얀마 정부보다는 비정부기구(NGO)와 시민사회단체 등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해외원조법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라 봤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미얀마 정변을 쿠데타라고 선언하는 것 자체가 국제정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특히 중국이 문제다.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을 배척하는 미국에 맞서 안 그래도 가까운 중국에 더욱 밀착할 경우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아시아 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이 수년간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한 것도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때문에 국무부 내에선 미얀마 군부가 물러나도록 설득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쿠데타 명명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혼란은 정권 출범 초기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한층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무부 내 동아시아 및 인권담당 고위직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쿠데타 관련 전문 지식과 정보를 취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미얀마 정변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의 외교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취임 며칠 만에 위기를 맞았다”고 짚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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