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인종이 그린 '묵죽도' 목판 3점, 도난 15년만에 회수

김은비 2021. 2. 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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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2006년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 내에서 도난당한 전남 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56판)' 중 묵죽도판 3점을 15년 만에 회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 중 전남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은 필암서원 내 경장각에 보관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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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서울경찰청 공조수사
선운사 '석씨원류' 목판 등 총 34점 찾아내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2006년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 내에서 도난당한 전남 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56판)’ 중 묵죽도판 3점을 15년 만에 회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묵죽도판 3점을 포함한 총 34점의 도난문화재를 회수했다.

묵죽도판(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도난문화재 관련 첩보를 2019년 7월 입수해 문화재매매업자와 문화재사범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끈질긴 수사 끝에 도난문화재를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3회에 걸쳐 회수했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문화재보호법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에 따르면 도난 신고된 문화재의 매매는 금지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 문화재 매매업자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 중 전남유형문화재 제216호 ‘장성필암서원하서유묵목판일괄’은 필암서원 내 경장각에 보관되던 것이다.

조선 중기 인종이 하서 김인후(1510~1560)에게 하사한 3점이다. 선조 1년(1568)과 영조 46년(1770)에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군(인종)과 신(김인후)의 이상적인 관계를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새긴 것이다.

하서 김인후의 초서체(필획을 가장 흘려 쓴 서체로 획과 획의 생략이 심함) 글씨는 당시 성리학자들 사이에 전형적인 글씨로 모범이 됐다. 묵죽도판을 통해 판각의 변천양식과 조선사회 생활방식을 파악할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필암서원이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를 전시나 교육에 활용할 경우, 필암서원의 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회수된 문화재 중 전북 유형문화재 제14호 ‘선운사석씨원류’는 석가의 일대기와 불법(佛法)을 글과 그림으로 제작한 목판으로 조선시대 삽화 중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1910~20년대 사이 지어진 보은 우당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134호) 내 ‘무량수각 현판’도 회수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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