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에 중도금 대출제한 속출.."청약 로또도 현금부자 몫" 원성

황혜진 기자 2021. 2. 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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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높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적용했지만 오히려 도입 전보다 분양가격이 오르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

'무주택으로 분양을 받기 위해 십수 년을 기다려온 아이가 셋인 가장'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분상제를 실시하면 분양가가 10∼15% 떨어진다고 하더니, 믿음이 유리 조각처럼 박살 났다. 부동산시장은 둘째치고 분양가도 못 잡는다는 것은 현 정부의 무능한 업무 능력 탓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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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강일 3.3㎡당 2429만원

전용면적 101㎡ 9.5억 달해

정부가 높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적용했지만 오히려 도입 전보다 분양가격이 오르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

분양가가 오르게 되면, 특별공급 물량(분양가 9억 원 이상은 제외)이 없어지거나 주택담보대출 제한선에 걸려 ‘현금 부자’ 차지가 되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월 분양 예정인 서울 강동구 공공택지에 들어서는 ‘고덕 강일 제일풍경채’의 분양가가 3.3㎡당 2429만8000원으로 정해지자 청약을 준비했던 무주택자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공택지라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 여전 분양한 인근 단지(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분양가보다 200만 원가량 높았다는 판단에서다. 기준대로라면 전용면적 101㎡ 분양가는 9억5000만∼9억7000만 원에 달해 중도금 대출(제한선 9억 원)을 받을 수 없다.

앞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분양가는 3.3㎡당 5668만6349원으로 역대 최고가로 책정됐다.

이는 분상제 이전 주택보증도시공사(HUG)가 책정한 분양가보다 700만 원 이상 높은 것이다. 오는 7월 분양을 앞둔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재건축) 분양가도 애초 평가보다 높은 3.3㎡당 3500만∼4000만 원 사이에 책정될 전망이다.

부동산·건설 전문가들은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택지비 상승, 집값 급등 등이 분양가 상승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가 9억 원이 넘으면 신혼부부, 생애 최초, 다자녀 등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되지 않아 향후 공시지가가 더 오르면 주거 취약계층 물량도 그만큼 줄게 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부동산 카페에는 분상제 관련 민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무주택으로 분양을 받기 위해 십수 년을 기다려온 아이가 셋인 가장’이라고 소개한 한 청원인은 “분상제를 실시하면 분양가가 10∼15% 떨어진다고 하더니, 믿음이 유리 조각처럼 박살 났다. 부동산시장은 둘째치고 분양가도 못 잡는다는 것은 현 정부의 무능한 업무 능력 탓이다”고 비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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