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퍼가요~" 루이비통, 에르메스, 디올, 샤넬 다 올랐다

오정은 기자 2021. 2. 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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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이어 디올까지 "줄줄이 인상"=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은 2월1일자로 대표 핸드백 '레이디 디올' 가격을 3~5% 가량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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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가격 줄 인상..줄지 않는 수요에 1년 만에도 수차례 인상 랠리
지난해 5월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가격인상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한국에 와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의 씀씀이였다.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싼 승용차를 타고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즐긴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무척 걱정스럽다. 그들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부자의 길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

투자업계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존리 대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이 달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의 달콤함에 빠져들수록 가난해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며 "부자처럼 보이지 말고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짙지만 백화점 명품관에는 불황을 모른 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고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못 말리는 명품 사랑이 넘쳐나는 가운데 글로벌 명품 기업들은 새해부터 줄지어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디올(Dior)의 스몰 레이디디올백/사진=디올 공식 홈페이지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이어 디올까지 "줄줄이 인상"=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은 2월1일자로 대표 핸드백 '레이디 디올' 가격을 3~5% 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9월 가격을 올린 뒤 약 5개월 만에 또 올린 것이다. 레이디 디올 스몰은 560만원에서 3.6% 오른 580만원이 됐다. 레이디 디올 미듐은 620만원에서 4.8% 오른 650만원으로 뛰었다. 그밖에 디올 새들백 미니가 335만원에서 390만원으로 16.4% 인상됐다.

샤넬도 1월 중순 지난해 가격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던 '샤넬 코코핸들'(핸들 장식의 플랩백)의 리뉴얼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코코핸들 스몰 사이즈는 467만원에서 508만원으로, 코코핸들 미듐 사이즈는 501만원에서 550만원으로 올랐다.

샤넬 코코핸들은 샤넬 클래식백만큼이나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가방이지만 매장에 늘 물량이 부족했던 모델이다. 인상폭은 10% 수준이며 지난해 11월 초 샤넬이 2020년 두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조정이다.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는 1월 신년 초에 가격을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1월7일 저가 제품에 속하는 모노그램 캔버스 소재 가방을 큰 폭 인상했다. 루이비통 포쉐트 악세수아는 78만원에서 98만원으로 25.6% 올랐다. 미니 포쉐트 액세서리도 41만원에서 50만원으로 22.0% 올렸다. 에르메스(Hermes)도 연초 가방, 지갑, 스카프 등 가격일 일제히 5~10% 가량 올렸다.

◇끝없는 가격 인상...'못말리는 명품사랑' 언제까지=명품업체들은 가격을 올릴 때마다 다양한 이유를 든다.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환율 변동 반영 △제품 원가 상승 △최저 임금 상승 등 인건비 부담 전가 등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기 때문"이라며 명품기업의 끝없는 가격 인상의 이유로 '베블런 효과'를 꼽는다. 사치재는 원래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지만,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클 때는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수요가 더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명품업체에는 가격을 올리기 전에는 매출이 크게 늘고, 가격을 올린 다음에는 이익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한국보다 앞서 '샤넬 열풍'이 불었던 일본에서는 일본 거품경제가 붕괴된 후에도 샤넬의 인기가 여전했다. 하지만 1997년 마침내 샤넬 일본 법인의 매출이 하락했다. 당시 샤넬 일본 현지법인 리샤르 콜라스 사장은 "거품경제가 붕괴될 때도 인기가 높아 그 인기만 믿고 (샤넬은) 왕이라도 된 듯 행동했다"며 "판매직원들 역시 샤넬의 브랜드력만 믿고 친절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5월 1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백화점 셔터가 다 올라가기도 전에 고객들이 샤넬 매장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사진=오정은 기자

지금도 백화점에는 10시30분 개점과 동시에 매일 샤넬 매장으로 달려가는 2030이 많지만 욜로(YOLO·'인생은 한번 뿐이니 즐기고 살자는 삶의 태도) 트렌드는 경기 불황과 함께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과 면세점 쇼핑 수요가 막히면서 '명품 대호황'이 찾아왔지만 최근 2030 파이어족(소비를 줄여 이른 경제적 자립으로 조기 은퇴한다는 삶의 기조)이 증가하면서 "명품 등 사치품 소비를 자제하자"는 주장도 점점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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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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