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바이든에게 첫 외교 시험대

윤재준 2021. 2. 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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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취임한지 보름도 안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첫 외교 시험대를 맞고 있다.

쿠데타 소식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군부가 즉각 권력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미얀마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수도 네피도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현재 가장 적절한 첫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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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소집, 노벨위원회 등 아웅산 수치 체포 비난 커져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 1일 일본 도쿄 거주 미얀마인들이 유엔대학교 앞에서 아웅산 수치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AP뉴시스

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취임한지 보름도 안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첫 외교 시험대를 맞고 있다. 민주주의를 내세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부통령 시절이던 때와는 미국이 쓸 수 있는 조치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곧바로 비상사태를 선포와 함께 1년간 집권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내각을 대거 교체했다. 장관 11명이 새로 임명됐으며 차관 24명이 경질됐다. 최고 고등법원 대법관과 판사들, 반부패 위원회와 미얀마 국가인권위원회 회장과 부회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잔류가 허용됐다.

유엔은 오는 2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으며 노벨위원회는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의 구속을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바이든...부통령때와는 달라진 미얀마 상황 직면
바이든이 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1년 미얀마 민주화 이후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보내며 군부통치를 끝낸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했다.

쿠데타 소식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군부가 즉각 권력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관 개설 후 첫 대사를 지낸 데렉 미첼은 미국 정부가 미얀마와의 관계 손상을 우려해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이전과 같은 협상 지렛대를 갖고 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민주연구소 소장인 미첼은 서방국가들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글로벌 민주주의의 아이콘으로 인정하던 수치를 로힝야족 학살을 계기로 부정적으로 보고있지만 지난해 실시된 미얀마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DL)이 승리한 것을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치 개인이 아닌 총선에서 나타난 미얀마의 민주주의적 절차가 더 중요하다고 미첼은 강조했다.

카네기 재단의 선임연구원 수전 디마지오는 AF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가 아닌 외교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미얀마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수도 네피도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이 “현재 가장 적절한 첫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미얀마 군부 중국에 기울지 주목
바이든 행정부는 군부가 재집권한 미얀마가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쿠데타가 발생하기 전까지 미얀마 민간 정부는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는 소극적이고 편협했던 군부와 달리 적극적이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머리 하이버트는 “아이러니한 것은 군부 보다 아웅산 수치가 중국과 더 관계가 좋았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쿠데타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제재를 비롯한 압박을 넣을 경우 군사정권은 중국으로 기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견제를 위해 동남아와 미얀마 인근의 인도 등과 동맹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얀마 쿠데타로 이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더 어렵게 됐다고 하이버트는 밝혔다.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 국제 사회 비판 커져
유엔안보리는 오는 2일 미얀마 쿠데타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2월 안보리 순환 의장국인 영국의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대사는 안보리가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미얀마 대선 결과가 존중되고 수치를 비롯해 군부에 의해 구속된 인사들의 석방을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우드워드 대사가 현재 유엔이 특정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며 이것은 보통 제재 실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도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비난하고 수치 국가 고문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AFP통신은 노벨위원회가 성명에서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고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와 윈 민 대통령 등 정치 지도자들이 체포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수치는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용감히 투쟁한 공로로 1991년 평화상을 받았고 이후에도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라면서 "그가 수상한지 30년이 지난 지금 군이 다시금 민주주의를 밀어내고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고위 대표자들을 체포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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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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