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에 '연대·협력' 손짓..'핵심이익'에는 방어막

김윤구 2021. 2. 2. 14: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제츠, '건설적인 발전' 강조하면서도 "레드라인 넘지말라"
중국 언론 "바이든, 트럼프 강경정책 계승하면 실패할 것"
2일 연설하는 양제츠 [CGTN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연대와 협력은 유일한 선택이다",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

중국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에 화해의 손길을 계속 내밀고 있다. 다만 미국이 '레드라인'을 넘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방어막도 치고 있다.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2일 미중관계 전미위원회(NCUSCR)가 주관한 '양제츠와의 대화'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미중 관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설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의 외교 사령탑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와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해 연설한 것은 처음이었다.

양 정치국원은 전문가들이 전망한대로 전체적으로 대화와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미중 관계가 결정적 시기를 맞았다면서 "양국이 예측가능하고 건설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과 대립이 아닌 상호존중과 '윈윈' 협력을 강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연대와 협력은 글로벌 도전에 대처할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과 경제에서 군사 분야까지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중국 관영 CGTN은 "양제츠가 워싱턴에 협력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대만과 미중 갈등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양 정치국원은 미국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홍콩과 티베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문제에서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면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어떤 세력도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면서 미국이 낡은 '제로섬' 경쟁의 사고에서 벗어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양 정치국원 연설에 앞서 근래 중국의 고위 외교관들은 미국에 대립 대신 협력을 원한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28일 세미나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을 택하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에서 최우선적으로 협력할 수 있으며,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달 27일 온라인 포럼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복귀하기로 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중국은 미국과 코로나19와의 싸움과 경제·금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정책에서 협조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고의 메시지 또한 동시에 발신했다.

추이 대사는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취급하는 것은 큰 전략적 오판"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양 정치국원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외에도 신장과 홍콩, 티베트 등 미국이 제기하는 문제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의 정책이 중국을 해체하는 것이라면 정말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이 미국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면서도 경고도 빼놓지 않는 것에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인사들은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한 강공 기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접근법을 취한 것은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글로벌 헤게모니를 추구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지난주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웹사이트에는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시진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목의 익명의 전직 미 정부 고위관리의 기고문이 실리기도 했다.

이 기고문은 중국의 부상이 미국과 민주 진영이 21세기에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면서 공산당 지도부의 균열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교체를 도모해야 한다는 공세적 내용을 담았다.

중국 내에서는 이 기고문에 대해 민감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정권 교체를 외치고 중국을 봉쇄하려 시도하는 것은 허황된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정부가 대중 정책에서 '전략적 인내'를 접근법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중국도 급할 것이 없다고 맞서며 양국의 힘겨루기는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열흘 넘게 지나도록 시 주석은 축전을 보내지 않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바이든 정부가 전임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정책을 계승한다면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2일 지적했다.

ykim@yna.co.kr

☞ 김동성, 연인과 '우이혼' 출연 "양육비 밀렸다고?"
☞ 박진영, 여야 싸잡아 비판했다가 글 수정
☞ 20대 여교사 남학생과 모텔서…경찰 조사선 "당했다"
☞ 데프콘 측 "소년원 출신 아냐…패싸움 연루 과거는"
☞ "맨슨이 10대때부터 그루밍 성폭력" 여배우의 폭로
☞ BJ, 노출 의상 거부하자 살해…피해자 공포의 9시간
☞ 하정우·주진모 휴대폰 해킹·협박 부부…2심도 실형
☞ 특전사 출신 조현병 환자 병원 탈출…경찰 추적 중
☞ 조두순 부부 복지급여 심사 통과…월 120만원 받는다
☞ 이웃 살해로 번진 제설 다툼 '폭설의 비극'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