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 전쟁 1년..확진자 2000명 육박 '끝없는 확산'

송창헌 2021. 2. 2. 14: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천지→방판→사랑제일→병원·교도소→요양시설→TCS·안디옥
관공서, 학교, 유흥주점, 전통시장, 성인오락실 등 곳곳 지뢰밭
94% 지역 내 감염, n차 감염 속출..휴교, 폐업 등 곳곳이 신음
사회적 거리두기 24차례 조정·3無 융자 등 민생안정대책 12번
[광주=뉴시스] = 2020년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광주와 전남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곳곳에 침투해 지역 최대 거점병원이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되는 등 끝나지 않은 사투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광주에 상륙한 지 꼬박 1년이 됐다. 종식없이 결국 1년을 맞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은 현재진행형이고, 확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역 불복'과 방심·방관·방치 등 3방(放)도 여전하다.

종교시설, 방문판매, 거점병원과 교도소, 요양시설 등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어김없이 집단감염은 현실화됐고, 이른바 'n차 감염'까지 속출하면서 시설 폐쇄와 휴교, 휴·폐업이 일상화됐다. 의료진과 공직자들도 방역 최전선에서 휴일과 명절도 반납한 채 코로나와의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만 무려 24차례 이뤄졌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등을 위한 민생안정대책도 12차례나 발표됐다. 봄의 전령, 입춘(立春)이지만 코로나 먹구름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광주지역 코로나 1년을 되짚어본다.

◇누적 확진 2000명 코 앞…94% 지역 내 감염

2일 광주시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2월3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이날 오전까지 1년 동안 누적확진자는 1841명으로, 2000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중 1731명, 비율로는 94%가 지역 내 감염이다. 해외유입은 110명에 불과하다.

경제활동인구인 20~50대가 57%로 가장 많고, 60세 이상도 29.4%에 이른다. 51만3000여 건의 진단검사를 실시, 전체 인구(145만명) 대비 35.4%가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검사자 중 3만7800여 명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조치됐다.

확진자 최다 발생 시기는 올해 1월. 한 달 간 지역 내 감염자가 704명으로, 지난 한해 연간 확진자(1002명)의 70.3%에 달한다. 효정요양병원을 비롯, 광산구 TCS국제학교, 안디옥교회, 북구 에이스 TCS국제학교, 성인오락실 등이 주된 감염지다. TCS, 안디옥, 성인오락실 관련 n차 감염은 2월 들어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시다발적 n차 감염이 끊이질 않으면서 신규 확진자는 지난 23일 이후 열흘째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역 지침 위반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한해 감염병관리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되거나 손해배상이 청구된 사례는 모두 84건. 과태료 부과는 101건에 이른다. 자가격리 위반, 노마스크, 집합금지 위반 등이 주된 사례다.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형이 확정된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안디옥교회는 "종교 탄압"이라며 광주시를 고발, 법적 다툼이 진행중이다.

교육계도 코로나로 몸살을 앓았다. 1년 간 유치원생 11명, 초등생 42명, 중학생 32명, 고등학생 27명 등 112명의 학생과 일부 교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학교는 전수조사와 비대면 원격강의로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1년새 6차례 대유행 '첫 코호트에서 최대 감염까지'

첫 확진자 출현 이후 대유행은 크게 6차례. ▲신천지발(發) 감염(2월3일∼6월26일) ▲방문판매업체발 지역감염(6월27일∼8월11일) ▲서울사랑제일교회발 확산(8월12일∼11월8일) ▲전남대병원과 교도소 집단감염(11월9일∼12월18일) ▲요양시설 등 동시다발 감염(12월19일∼1월22일) ▲TCS국제학교·안디옥교회발 최대 규모 감염(1월23일∼2월2일) 등이다.

주요 감염 경로는 효정요양병원을 비롯해 모두 60개. 유형별로는 요양병원·종교·교육·체육활동 관련 집단 발생이 50.6%로 가장 많고, 타 시도로부터의 감염 사례는 26.7%다.

1차 유행 때는 광주 첫 확진과 n차 감염으로 광산구 21세기병원이 전국 최초로 병원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에 들어갔고, 대구·경북 신천지발 악재로 진통을 겪었다. 이 기간 대구와의 병상연대는 K-방역의 든든한 원동력이 됐다. 해외입국자 시설격리 후 의무검사와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 등을 전국 최초로 실시해 모범사례로 평가받았다.

6월 하순 불법 방문판매 설명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사찰, 교회, 사우나, 고시학원을 거쳐 배드민턴 동호회, 휴대전화 대리점까지 확대되면서 시는 7월1일 지자체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또 전국 최초로 요양(병)원, 장애인거주시설, 정신병동 폐쇄 병동 260개소 종사자와 입소자 2만9263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8월 중순 찾아든 3차 유행은 사랑제일교회와 서울 도심집회가 도화선이 돼 220여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졌고, 시청에는 감염병관리과, 보건환경연구원에는 신종감염병과가 신설됐다.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는 11월16일 두 자릿수 확진을 시작으로 전남대병원과 광주교도소, 호프집, 유흥주점, 체육동호회 등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면서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4차 유행으로 전대병원과 교도소은 격리됐고, '광주 100시간 멈춤'이라는 시민운동이 펼쳐졌다.

12월19일, 세밑에 터진 요양시설발 집단감염은 열흘 연속 두 자리 수 확진자를 기록하면서 요양원과 교회, 유사 방문판매, 라이브카페, 상주 BTJ열방센터 등으로 감염고리가 이어졌고, 새해 벽두 효정요양병원에서 70여 명이 한꺼번에 감염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방역 당국은 요양시설 진단검사 의무화 등의 조치를 내렸다.

6차 위기는 지난 1월23일 TCS 발로 터졌다. IM선교회 산하 TCS국제학교와 안디옥교회, 이어 성인오락실로까지 확산세가 번지면서 관련 확진자가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비인가 교육시설인 광주TCS 국제학교의 경우 1월26일 하루에만 112명이 확진되면서 광주지역 최대 수퍼감염지로 떠올랐다.

◇광주시 "0.1% 일탈 무관용 처벌"…12차례 민생대책

이용섭 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99.9%의 공동체안전을 위협하는 0.1%의 일탈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주요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선 시가 직접 고발하기로 했다.

또 병상과 의료인력을 우선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탄탄한 의료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박향 복지건강국장은 "이달 백신 접종을 차질없이 준비 중"이라며 "방역 일선에 근무하는 의료진에 우선 접종한 뒤 순차적으로 예방접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4차례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했고 12차례에 걸쳐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