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방역 더 없이 중요한 이유..연휴 뒤 백신접종 직행

한상희 기자 2021. 2. 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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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시작에도 확진자 늘면 혼란..계획 차질"
"잠복기·무증상자 접종하러 왔다가 확산시킬 우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셀람 파이스 아레나에 설치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르면 이달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 확진자가 늘면 백신 접종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연휴 기간 지역간 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물량 가운데 약 6만명 분이 이르면 설 연휴 직후 국내에 도입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이달 말부터 75만명 분이 공급돼 접종을 시작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때 1000명을 넘겼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00~400명대로 안정을 찾은 상태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이나 변이 바이러스 유입 등 여러 위험 요소가 있는 만큼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유행이 심각해지면 백신 접종이 촉박하게 진행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설 연휴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백신 접종이 개시됐는데도 확진자가 늘면 '왜 백신을 맞아도 확진자 줄지 않지' 같은 조급한 마음을 갖게될 수 있다"며 "접종이 차분하게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사고 없이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잠복기에 백신을 접종하러 왔다가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잠복기는 평균 4~7일이다. 설 연휴 기간(2월11~14일)을 감안하면 15일부터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되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재갑 교수는 이에 대해 "설 연휴 이후 잠복기 때 접종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안되지만 확진자가 접종센터에 왔다 가면 역학 조사 때문에 백신 접종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월2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가 귀경·귀성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백신 접종을 앞두고 지역사회 유행이 발생한다면 대규모 접종을 진행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실었다.

최 교수는 "백신 접종을 위해선 다수가 모이는 상황이 필요한데, 백신을 맞는 즉시 항체가 형성되는 게 아니다. 접종자 중에 환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접종 과정에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백신 접종 후 곧바로 환자 수 줄어드는 게 아니고, 얀센 외에 모든 백신은 2회 접종해야 한다"면서 "환자 발생이 줄었다고는 해도 아직 적지 않고 연휴에 환자 발생 위험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충분한 예방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진 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며 "설 연휴처럼 다수가 이동하는 상황은 전파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해외에서도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 확진되는 사례가 있다"며 "백신을 맞기 전에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휴 기간 이동량을 감소시켜 접종 전 확진자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중앙예방접종센터 시설을 완비하고 운영을 앞두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질병관리청 제공) 2021.2.1/뉴스1

다만 코로나19 무증상자나 잠복기에 백신을 맞으러 왔다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과정에서 일부 확진자가 나올 순 있지만 우리나라 정도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교수는 "지금 중앙의료원에 파견 나와있는데 모두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또 1차 접종은 한꺼번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게 아니라 의료진 중심이라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민간기관이 참여해서 일반인을 상대로 백신을 투여하게 되더라도 상당히 분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아파서 잠시 병원 가는 것과 백신을 맞으러 접종센터에 가는 도중 감염될 위험 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라며,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접종해 집단면역을 달성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접종을 위해 많은 이들이 대기하더라도 선별 진료소와 마찬가지로 개인 수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위험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의료진이라고 해서 특별히 감염 위험이 높진 않을 것으로 봤다.

전 교수는 또 "연휴 뿐 아니라 모든 일상생활에서 감염 위험은 항상 똑같다"며 "백신은 확보되는 즉시 접종을 개시할 것이기에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어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교수는 "(바이러스 활동력이 강한) 겨울철, 조금 힘들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며 "모든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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