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호주머니 화수분 아냐"..거리두기 체계 개편 한목소리

거리두기 개편체계 토론회.."재정지원·사회안전망 뒷받침돼야"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2일 서울 중구 소재 LW컨벤션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자영업자 등 특정 계층에게 부담을 집중시키는데 비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는데는 큰 효과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보상도 부족한 만큼 불공정한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소재 LW컨벤션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가가 있다"며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이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등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국민의 피로도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거리두기 체계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는 극에 달한 상태다. 앞서 수도권 헬스장, 노래방, PC방 등에 대한 집합금지가 이뤄지자 자영업자들은 이에 반발해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1.2%는 거리두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여러 시설이 문을 닫았고, 밤 9시 이후에는 영업을 못하는 등 제한을 받았다"며 "하지만 집단감염은 대부분 종합병원, 주간보호시설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규제하지 않는 시설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40%에 해당하는 비용을 거리두기 재정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GDP의 13% 수준만 투입하고 있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재정지원 수준은 각각 GDP의 26%, 21%, 49%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그렇다면 정부 명령에 의해 문을 닫아야하는 자영업자 호주머니는 화수분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위해서는 유급 휴가 등 사회적 안전망을 확대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리두기는 확진자 수 등 방역적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 사회 경제에 미치는 요인 등을 고려해서 도입해야 한다"며 "참여와 공론화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도록 정책 거버너스를 바꾸고, 일반 국민들까지 이에 참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를 세분화할수록 형평성과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개편하기 위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듣고 참고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옆자리에 여성 타면 급브레이크 밟는 택시기사…교묘한 성추행☞ 현영 "결혼생활 10년…남편 50대 되더니 변했다"☞ 여자 탈의실 천장이 '와르르'…남자가 떨어졌다☞ 이수근 "아내, 신장 이식 후 다 망가져…투석 3년째"☞ 女 혼자사는 집 침입한 윗집 남자…현관 천장엔 '휴대폰 몰카'

김근희 기자 keun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