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샌드박스는 지난 7년간 가장 보람된 일"
"임시허가 다시 연장 가능토록 법 개정을"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상의 회장 7년여 동안 가장 성과가 많은 일을 꼽는다면, '샌드박스'가 그 중 하나다. 샌드박스가 앞으로도 잘 정착해서 혁신의 물꼬를 트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추동력이 되면 좋겠다."
오는 3월 24일부로 7년여간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마무리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일 '샌드박스'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히며 "스타트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혁신사업자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무조정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를 열고, 샌드박스의 성공스토리를 공유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오프라인-온라인을 통한 비대면방식을 혼합했다. 오프라인 현장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 등 11명이 참석했다.
온라인으로는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등 샌드박스 주무부처 차관과 현대차, 신한카드, 이앤에스헬스케어, 매스아시아 등 샌드박스 승인기업 관계자 50여명이 함께 했다.
대한상의는 온라인 연결을 위해 55인치 TV 65개 크기에 달하는 가로 15m, 높이 4m의 초대형 LED를 행사장에 설치했다.
행사는 '샌드박스, 기회의 문을 열다' 영상으로 시작됐다. 공유주방에서부터 공유미용실, 시각장애인 내비게이션 서비스, 차량 무선업데이트 등이 담긴 영상은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으로 새로운 기회를 열겠다는 '영상 감독' 박용만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문을 연 지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발굴된 혁신 과제가 220여건이 넘고, 현재까지 91개 사업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며 "다중무선충전이라든가 버스가 길을 달리면 저절로 충전되는 기술이 기억에 남고, 공유주방은 식품위생법을 60년 만에 손을 봐 사업이 항구적으로 허용된 결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얼마 전 공유주방을 찾아갔더니 깔끔한 주방에서 청년요리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렇게 문을 연 청년 쉐프가 1300명에 이른다"며 "이러한 성과 덕분에 싱가포르와 콜롬비아 등 해외에서도 우리의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문의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기업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성과 안전성을 실증한 경우, 임시허가가 다시 연장될 수 있게끔 국회와 법 개정을 협의 중"이라며 "오늘 자리하신 의원님들께서 도움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문재인 정부가 신산업 규제혁신의 패러다임을 '선(先)허용, 후(後)규제'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가 규제샌드박스"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규제 법령이 개정되지 않아 실증특례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이런 경우 실증특례를 임시허가로 전환하고, 규제 법령 중 국회의 입법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는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규제샌드박스가 도전과 창의의 기업가 정신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됐다. 방역로봇부터 무선충전기술, 수요응답형 버스와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등이 공개됐다.
또한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기업들의 각종 질의에 주무부처 차관이 직접 해결방안을 내놓는 시간도 진행됐다.
한편, 이날 행사엔 세계 최초 민간 샌드박스 지원기구인 대한상의 지원센터에 대한 성과 발표도 있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샌드박스는 성공적인 민관협력사례 중 하나"라며 "민관이 평균적으로 매일 1건의 혁신을 지원해, 매주 2.5건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기업과 정부, 대한상의가 밤샘 작업하여 작성한 서류를 쌓아보니 성인 키 3배에 달하는 6m에 이르렀고, 한 장씩 나열해보니 남대문에서 국회까지의 거리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 공유경제 서비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AI 무인 자판기 등 샛별 같은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보다 안전하고 빠른 샌드박스가 될 수 있도록 정부 전담 조직을 상설화하고,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sesang22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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