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없는 미래·일상 구한 로봇..박용만의 샌드박스 2년

강기준 기자 2021. 2.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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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제발 기회의 문을 열어달라"

곧 임기를 마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마지막까지 애착을 가지고 호소했던 규제 혁신의 2년 성과가 공개됐다.

2일 대한상의와 국무조정실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충전기 전원을 켜면 6m 내에 있는 전자기기가 동시에 충전되고, 집에서 앱으로 대형 버스를 부르는 등 샌드박스를 통해 빛을 보게 된 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해 열린 이번 행사 현장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용만 회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 등 11명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샌드박스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혁신사업자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문을 연지 1년도 안되는 동안 발굴된 혁신 과제가 220여건이 넘고, 현재까지 91개 사업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다중무선충전이나 버스가 길을 달리면 저절로 충전되는 기술"을 꼽았다. 또 "공유주방은 식품위생법을 60년만에 손 봐 사업이 항구적으로 허용됐다"고도 했다.

이어 "얼마전 공유주방을 찾았더니 주방에서 청년요리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게 문을 연 청년 셰프가 1300명에 이른다"면서 "이러한 성과 덕분에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 해외에서도 우리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정치권을 향해 "제발 기회의 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던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같은 부탁을 잊지 않았다. 그는 국회를 향해 "기업들이 노력 끝에 사업성과 안전성을 실증한 경우, 임시허가가 연장될 수 있게끔 국회와 법 개정을 협의 중에 있다"면서 "오늘 자리하신 의원님들께서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상의 회장 7년여 동안 가장 성과가 많은 일은 '샌드박스'가 그 중 하나"라면서 "샌드박스가 혁신의 물꼬를 틀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추동력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주년을 맞은 샌드박스를 통해 그동안 투자유치 규모가 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410건의 제품 및 서비스가 승인됐고, 2800여명의 일자리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신산업 규제혁신의 패러다임을 '선허용, 후규제'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가 규제 샌드박스"라면서 "규제 법령이 개정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실증특례를 임시허가로 전환하고, 규제 법령 중 국회 입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샌드박스 성과보고회에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각계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공개됐다.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한 도구공간은 방역로봇, 순찰로봇 등 4대의 '디봇'을 선보였다. 방역로봇은 행사장을 비롯해 건물 내를 소독하고, 냄새를 맡는 순찰로봇 실내 공기질을 점검했다.

워프솔루션은 충전기 1대로 6m 반경내 전자기기가 동시에 충전되는 기술을 시연했다. 이 기술은 전세계 4개 기업만이 보유 중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수요응답형 버스'를 선보였다. 인천 영종도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목적지를 입력한 후 호출 버튼을 누르자 16인승 대형 버스가 집 앞 정류장으로 달려왔다.

신한카드는 국내 최초 안면인실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페이(FacePay)'를 공개했다. 무인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른 뒤 키오스크에 얼굴을 갖다대면 자동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정부와 기업이 만난 자리에선 기업들의 질문을 던지고 주무부처에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의료데이터의 빅데이터 활성화, 건강기능식품법 개정 등의 건의가 나왔고, 정부에선 신속하게 돕겠다고 확인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세계 최초 민간 샌드박스 지원기구인 대한상의 지원센터에 대한 성과도 발표했다.

우 부회장은 "민관이 평균 매일 1건의 혁신을 지원해 매주 2.5건을 내놓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 공유경제 서비스, 시각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AI 무인자판기 등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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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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