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늘리고 국내관광 활성화.."여행산업 현장 봐달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고사 위기에 몰린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정부가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행업계는 탐탁치 않은 눈치다. 대규모 융자지원과 국내관광 활성화를 골자로 한 정책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불만에서다. 여행업계는 영업불가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코로나 종식까지 버텨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관광분야 회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영우 문체부 1차관은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업계 종사자들의 생계가 어려웠다"며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방역당국과 협의해 숙박 등 소비할인권을 재개하는 등 업계와 부처 협조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 관광분야 예산을 지난해보다 1507억원 증액한 1조4998억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여행업종이 궤멸적 타격을 입은 데 따른 조치다. 문체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아웃바운드 수요가 80% 이상 감소하며 관광산업 매출 피해액이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행·면세업계는 물론 관광산업 돈줄인 카지노까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실업대란 경고음도 커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체부가 내놓은 관광회복 주요 테마는 금융지원 확대다. 올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500억원을 포함, 5940억원의 융자를 지원키로 하고, 이 중 70%를 상반기 중 공급해 코로나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원금상환일이 도래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1년 간 원금 상환유예도 실시한다. 정책금융 지원으로만 7000억원 가량을 쏟아붓는 셈이다.
그러나 중소·영세 여행업체들은 크게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선 대출확대 및 조건완화를 요구하긴 했지만, 결국 남는 건 빚이란 우려에서다. 실제 국내 2만여개 여행업체 상당수가 매출이 '제로(0)'인 상황에서 정부 긴급융자를 받은 게 발목이 잡혀 폐업도 못하는 상황이다.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폐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고리대금업과 차이가 없다며 격한 반응까지 쏟아내는 이유다.
한 소형 여행사 관계자는 "1년째 매출은 없고 인건비, 임대료 등 수백만원씩 비용만 나가 투잡, 쓰리잡을 해도 빚 갚을 길이 막막하다"며 "업황이 나아질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 빚만 얹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국내관광 활성화만 외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위기에 빠진 여행업체들이 대부분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사업을 영위하는데 정작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정책에만 힘을 쏟고 있단 것이다. 문체부는 올해 관광산업 활력 제고 차원에서 516억원을 들여 숙박할인권 사업을 재개하고, 대구·전남과 함께 2268억원의 예산으로 방한관광객을 대상으로 종합 여행콘텐츠를 제공하는 코리아토털관광패키지(KTTP) 사업을 추진한다.
시장혁신을 이유로 일반여행업을 종합여행업으로 바꾸고 등록자본금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춘 것도 산업 생태계를 악화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을 갖추도록 해야할 시점에 오히려 저가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낮은 진입장벽으로 사업체가 난립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 결과적으로 여행업과 종사자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여행업계는 사실상 '영업불가' 상황에서 여행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을 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1년 간 매출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피해가 크다"며 "업계 위기에 공감하고 정책을 펼치는 것은 감사하지만 현장의 목소리에도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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