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두 오빠의 억울한 죽음"..전주 유족, 진상규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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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신민당에서 활동하던 두 오빠가 억울하게 숨졌지만, 세상이 무서워서 지금까지 숨기고 살 수밖에 없었어요".
한루비(53)씨 가족은 2일 전북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10대였던 두 오빠의 영문을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주시청을 통해 진실화해위원회에 두 오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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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50년 전 신민당에서 활동하던 두 오빠가 억울하게 숨졌지만, 세상이 무서워서 지금까지 숨기고 살 수밖에 없었어요".
한루비(53)씨 가족은 2일 전북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10대였던 두 오빠의 영문을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주시청을 통해 진실화해위원회에 두 오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루비 씨는 "서슬 퍼런 정치 보복이 두려워 가족 누구도 수십 년간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다가 최근에야 부모님과 언니들로부터 그때의 사건을 들었다"며 뒤늦은 진실규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큰오빠 종호 씨는 1971년 5월에, 작은오빠 보만 씨는 3년 후인 1974년 1월에 각각 숨졌다.
1969년 고교생(전주 숭실고등 공민학교) 신분으로 신민당에서 잔일을 하던 큰오빠는 고교를 졸업한 이듬해(1971년)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신민당)이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자 벽보를 붙이는 등 적극적으로 선거 홍보를 도왔다.
사건은 1971년 4월 27일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당선된 직후인 4월 29일 발생했다.
루비 씨는 "4월 29일 밤 9시께 마을 지인이 허겁지겁 집으로 찾아왔다. '3∼4명의 괴한으로부터 (큰오빠가) 머리를 벽돌로 맞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큰오빠보다 3살 많은 큰 언니(당시 21) 등이 부랴부랴 현장으로 달려갔고, 괴한들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무차별적인 폭행을 멈추고 그대로 도주했다고 한다.
심한 두통과 호흡곤란, 근육경련 등으로 전주 성모병원에 입원한 큰 오빠는 열흘가량 입원 치료를 받다가 자췻집에서 요양하던 중 끝내 숨졌다.
그는 "입원 중 괴한들이 찾아와 큰오빠에게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라거나 '신민당 활동을 그만두라'는 등의 협박을 했다"면서 "상태가 악화하자 당시 유청 국회의원 등 신민당 관계자들이 병문안을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큰오빠와 함께 신민당 활동을 하던 작은 오빠 보만 씨는 고교 2학년인 1974년 1월 고향인 임실군 운암면의 한 냇가 빙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남달리 영특했던 작은 오빠는 초등학교 때부터 전주 영생고를 다닐 때까지 줄곧 '장학생'을 놓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두 오빠가 숨진 현장에는 경찰관들이 나타났으나, 전혀 수사하지 않고 사건을 서둘러 종결했다는 게 유족들 주장이다.
루비 씨는 "당시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두 오빠는 정치깡패의 무차별 폭행에 따른 정치보복의 희생양이 된 거 같다"면서 "누군가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면서 "당시 민주공화당 소속의 괴한들에 의해 발생한 20여 건의 폭행 사망 사건을 최근 알게 됐으며, 이 가운데 8건은 가해자가 특정돼 재심을 통해 (가해자들의) 유죄가 확정됐다"고 소개했다.
루비 씨는 "두 오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많은 관심과 제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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