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4차 지원금' 공식화..'선별+전국민' 20조 이상 '슈퍼추경' 포문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서 추경 편성 추진 밝혀.."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로"
'손실보상성' 선별지원 3~4월 지급..전국민 지원은 방역 상황 따라 다소 늦어질 수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1.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했다. 영업제한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을 우선적으로 선별 지원하는 한편 소비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도 동시에 병행 추진하는 '투트랙'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며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권에서 필요성이 제기돼 온 4차 재난지원금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1일) 손실보상 제도화 전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이어 여권의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이 붙은 셈이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은 강화된 방역 지침이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지원 간격을 줄여 그간의 재난지원금 효과를 최대한 사수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추경 편성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 대해 더 두텁게 지원하는 '손실 보상 성격'의 맞춤형 지원이 4차 재난지원금의 골격을 이루면서도 방역 상황에 따라 전 국민 지원 가능성까지 더해 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선별+보편' 지급 가능성 모두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자영업자 손실지원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는 3~4월이 유력하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방역 지침에 따라 지급 시기를 조절할 방침이다. 다만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이보다 좀 더 지급이 늦어질 수는 있다.

즉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 편성 과정에서 전국민 지원을 위한 재원까지 확보하되, 전국민 지원 시기는 뒤로 미루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다"며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이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추경 편성을 통한 재원 마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 국민에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에 소요된 재원은 14조3000억원이다. 맞춤형으로 선별 지급된 2차와 3차 재난지원금에 쓰인 재원은 각각 7조8000억원, 9조3000억원이다. 이번 맞춤형 지원은 과거 위로금 성격이 강했던 지원과 달리 손실 보상의 역할이 더해진 만큼 재원 규모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이번 추경은 20조원을 훌쩍 넘는 '슈퍼 추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예비비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미 관계부처에서 이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이 대표의 이날 연설을 기점으로 당 차원에서 재원 관련 논의에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는 코로나 불평등 해소를 위해 100조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당은 연구자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이 대표가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주문하는 가운데 당내에서 상시적 재난지원금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대규모 재원 마련에 대한 필요성이 정국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도 이날 연설에서 "우리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며 "국가채무 증가가 전례 없이 가파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라 곳간을 적절히 풀어야 할 때가 있다. 풀 때는 풀어야 다시 채울 수 있다"고 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