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韓 최초 우주SF '승리호', 국가대표 같은 마음"..넷플릭스 접수 준비 끝(종합)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한국 영화 최초의 우주SF, 무려 250억 원에 육박하는 제작비,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승리호'(조성희 감독, 영화사 비단길 제작)가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베일을 벗는다. 과연 '승리호'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2일 오전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그리고 조성희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던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의 캐스팅, 그리고 한국인 캐릭터들이 우주에서 활약하는 최초의 SF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10년 전쯤에 우연히 우주 쓰레기에 대해 듣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서 아이디어를 다듬었다. 영화 준비 단계부터 준비해야할 게 많았다. 상상력이 필요했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기대가 컸다"며 "당연하지만 '승리호'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한다. 그런데 우주선도 다닌다. 둘 사이의 위화감을 어떻게 줄일지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승리호' 선원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한다. 먼저 송중기는 우연히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큰돈을 벌 잔머리를 굴리는 조종사 태호로 변신했다. 그는 '승리호'에서 속물 같지만 아픔이 있고, 못됐지만 따뜻하며, 허술하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갖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송중기는 "2092년 우주 청소선에 사는 네 명의 찌질이들이 나온다. 오합지졸이고 정의감도 없는데 의도치 않게 특별한 사건을 겪으면서 지구를 구하게 되는 SF활극"이라며 "10년 전에 조성희 감독님이랑 '늑대소년'을 촬영할 때 이런 영화를 준비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들었을 때도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10년이 흘러서 제안을 받았고 이미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출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조 감독님이랑 두 번째 작업이지만 한 번도 멋있는 역할을 주신 적이 없다. 항상 꼬질꼬질했다. 제 자신이 그런 캐릭터를 사랑해서 그런지 내면적으로는 순수하고 말끔한 캐릭터라 겉모습은 상관없다. 그래서 더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며 "태호는 UTS라는 곳에서 평생을 에이스 기동대로 살아왔다. 어떤 사건 이후 기동대에서 나오고 지금의 우리 승리호 크루들을 만나 더욱 찌질하게 살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상한 두뇌와 남다른 리더십으로 승리호를 이끄는 장선장 역은 김태리가 맡았다. 위풍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레이저 건을 들고 있는 장선장의 모습은 새로운 걸크러쉬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태리는 "장선장은 우주 해적단의 선장이었다. 해적단 몰살 이후 혼자 남아서 포기하고 살다가 승리호 선원들을 만난다. 가슴 속에 뭔가 품고 쓰레기를 줍는 인물"이라며 "선장 캐릭터라면 보통 어깨도 떡 벌어지고 겉보기에 강한 사람들이 많을텐데 왜 저를 캐스팅하셨느냐고 여쭤봤더니 감독님께서 전형적인 캐릭터를 벗어나야 더 힘이 느껴진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장선장의 티셔츠도 좀 컬러풀하고 귀엽다. 제가 보기에 장선장은 신념이 있다. 밑바닥 인생 같지만 속에 뭔가 있다. 그런 점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승리호의 엔진을 책임지는 기관사 타이거 박으로 변신했다. 그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캐릭터를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소화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진선규는 "타이거 박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거친 일을 하지만 마음 속엔 아이들에 대한 사랑, 승리호의 살림꾼 같은 캐릭터"라며 "실제 촬영 장소가 진짜 항구에 정박된 큰 배의 엔진실이었다. 진짜 엔진이 돌아가서 소리가 안 들렸다. 감독님 사인을 눈치껏 파악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아 국내 최초로 로봇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했다. 목소리 연기에도 직접 참여해 로봇이지만 꿈과 감정을 갖고 있는 업동이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유해진은 "업동이는 로봇 같지 않은 로봇이다. 회계 담당이지만 계산에 밝지도 않고 약간 인간적인 정이 있다. 작살잡이에 능하고 수다도 떨고 귀여운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션캡처 연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센서 부착된 옷도 입고 영점도 맞아야 하고 과정이 복잡했다. 할리우드에서 모션 캡처를 이미 많이 쓰고 있지만 따로 참고한 건 없고 그냥 부딪혀봤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SF영화다. 정말 근사하게 나와서 자부심도 있고 자랑스럽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승리호'는 당초 지난해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 커뮤니티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승리호' 공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태리는 "극장을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만나게 돼 감사하다. 당부드리고 싶은 건 집에서 보실 때 사운드를 많이 키워서 영화관처럼 보신다면 훨씬 실감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F물이라고 하면 보통 할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져 있는데 저희가 한국적인 SF를 잘 보여준 것 같다. '승리호' 이후에 나올 SF영화들도 기대가 되고 저희가 그 시작점에서 힘을 합친 게 뿌듯하다"며 "곧 설인데 가족들과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조 감독 역시 "'한국에서 이렇게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구나' 라는 걸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힘든 시기인데 '승리호'가 코로나19 시국에 잠시나마 즐거움을 드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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