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서 유일하고 기이한 파4 홀인원 이야기
[스포츠경향]
파3 홀인원은 주말 골퍼도 종종 기록한다. 확률이 아마추어의 경우 1만2500분의 1, 프로의 경우 2500분의 1이라고 한다. 파4 홀인원은 거리 자체가 길기 때문에 파3 홀인원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어렵다. PGA투어닷컴에 따르면 파4 홀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은 600만분의 1. 벼락에 맞을 확률(55만5000분의 1)보다도 낮다.
이번 주 열리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은 PGA 투어 역사상 유일무이한 파4 홀인원이 나온 대회로 유명하다.
지난 2001년 피닉스 오픈 1라운드 17번홀에서 앤드류 매기(미국)가 티샷한 볼이 ‘우여곡절’ 끝에 홀컵으로 들어갔다.
파4 홀인원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선 장하나와 이민지(호주) 등이 기록했고, 남자 대회에서도 몇 차례 나왔지만 PGA 투어에선 매기의 기록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
매기의 파4 홀인원 기록 20주년을 맞아 당시 상황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사실 매기의 파4 홀인원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PGA투어닷컴에 따르면 매기가 332야드짜리 17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 앞쪽에 있던 벙커 언저리에서 심하게 튀어올라 그린으로 향했다. 당시 그린에선 앞조 선수들이 퍼팅을 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면 스티브 페이트가 라인을 읽으며 그린에서 걸어가고 있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볼에 놀라 움찔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은 볼의 움직임까지 잡진 못했다. 그때 톰 바이럼은 2.4m 거리에서 앉은 자세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었다. 굴러온 공은 그의 퍼터 헤드에 맞고 방향이 꺾여 홀쪽으로 향하더니 깃대를 치고 홀안으로 사라졌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린에서는 누가 공을 쳤는지 알지 못했다.
매기는 당시 파5 15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는 바람에 화가 나 있었다. 앞조가 그린 플레이를 하고 있어 조금 더 기다려야 했지만 매기는 그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티샷을 날렸다. 그게 벙커에서 뭔가에 맞아 튀어오른 뒤 그린에서 바이럼의 퍼터 헤드에 맞고 방향이 꺾여서 홀에 빨려들어가게 된 것이다. PGA 투어에서 전무후무한 파4 홀인원 기록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후에 “바이럼이 하루종일 한 일은 그게 다였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매기는 “그들은 제 공을 제가 뽑을 수 있도록 구멍에 놔뒀다”고 말했다. “저는 그것을 관중들에게 들어 올렸습니다. 제 아버지는 환호성을 지르셨고, 그냥 미칠 지경이었죠.” 매기는 라운드가 끝난 후 클럽하우스에서 그것이 투어 역사상 유일한 파4 홀인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마 당시 대회에서 마크 칼카베치아가 8타 차 우승을 차지한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기의 기이한 파4 홀인원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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