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소해" 조합이사에 불질러 숨지게 한 택시기사, 징역 25년 확정

수차례 고소당해 수사받자 앙심..시너,라이터 준비해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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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택시조합으로부터 여러 차례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조합 배차실에 불을 질러 고소대리인을 숨지게 한 택시기사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택시기사 이씨는 자신이 소속된 택시조합으로부터 업무방해 등으로 여러 차례 고소 당해 수사와 재판을 받고, A씨가 고소대리인으로 진술한 것을 알게되자 조합 이사들에게 앙심을 품게됐다.

이씨는 지난해 3월29일 새벽 1시25분쯤 택시조합 배차실로 들어가 의자에 앉아있던 A씨를 향해 시너를 뿌린 다음 주머니에서 꺼낸 화장지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집어 던져 A씨의 몸에 불이 붙게 했다.

이씨는 현존건조물방화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 재판 진행 중인 2020년 4월16일 화상으로 인한 패혈증쇼크로 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이씨에 대해 유죄 의견을 냈다. 배심원 9명 중 3명은 징역 21년, 2명은 20년, 나머지 4명은 각 18~25년의 양형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통과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는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했으며, 조합의 이사들 중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먹고 사무실에 찾아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인정해 이씨에게 징역 2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이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은 "이씨는 범행 직후 몸에 불이 붙은 피해자가 사무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수 초간 사무실 문을 몸으로 막고 있다가 불길이 문 밖으로까지 새어 나오자 사무실 문에서 몸을 떼어 달려갔고, 피해자가 사무실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 없이 그대로 범행 현장에서 이탈한 후 이틀가량 잠적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징역 25년으로 형을 높였다.

이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이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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