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자리 주인이 되자'는 말씀 영혼을 울립니다"

기자 2021. 2.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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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 명예회장님.

불과 1개월 반 전,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KCC 사무실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과 제조, 첨단 소재의 국산화,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정도경영을 힘차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1958년 스물둘 나이에 화학공업을 창업해 2020년 말까지 62년 동안이나 매일 해 뜨기 전 새벽 경영현장에 나오셔서 창의와 근면을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정밀화학기업 KCC와 그 경영·산업현장을 지키시던 회장님이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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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정상영 KCC 명예회장 장례 나흘째… 김희옥 前 동국대총장 추도사

62년간 매일새벽 현장으로 출근

창의·근면으로 초일류 기업 일궈

‘나라 있어야 기업있다’ 늘 강조

온유하시고 검소하셨던 회장님

현장서 직원들과 함께하며 격려

화합의 기운 · 정, 모두에 베풀어

정상영 명예회장님. 불과 1개월 반 전,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KCC 사무실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과 제조, 첨단 소재의 국산화,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정도경영을 힘차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국가 없는 기업은 없고 우리 국민은 우수하므로 노력만 하면 그 어느 나라에도 지지 않는다는 말씀이 귀에 쟁쟁합니다. 1958년 스물둘 나이에 화학공업을 창업해 2020년 말까지 62년 동안이나 매일 해 뜨기 전 새벽 경영현장에 나오셔서 창의와 근면을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정밀화학기업 KCC와 그 경영·산업현장을 지키시던 회장님이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산업보국(産業報國)과 기술입국(技術立國)의 높은 뜻을 대한민국 사회에 깊게 심어 두시고 이제 그 현장을 벗어나셨습니다.

정상영 회장님. 이토록 급작스러운 이별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가슴은 먹먹하고, 마음은 어지러워, 들고 있던 숟가락이 떨어지니 창졸지간(倉卒之間)에 정전된 듯, 사방이 캄캄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도 회장님 늘 하시던 말씀,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들리는 듯합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느 곳, 어느 때라도 주인·주체로서 일하면 그 자리가 바로 최고 가치의 자리다.”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는 사시·진리의 말씀이 영혼을 울립니다.

정상영 회장님. 경영다각화로 이룩하신 정밀화학, 도료, 실리콘, 유리(글라스), 건설 등 모든 경영·산업 단위는 회장님의 경영철학과 높은 뜻을 승계한 아드님들과 임직원들이 더욱 크고 고양되게 높은 발전으로 이끌 것입니다.

회장님께서 평생 장학금과 연구비 지원 등으로 육성하신 젊은 인재들은 회장님의 뜻을 새기면서 산업현장과 세계에서 제 몫을 다해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언제나 ‘나라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 국적 없는 기업과 경제는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가 간의 경쟁이 요구되는 스포츠 활동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가치 제고를 염두에 두시고 지원하셨습니다.

언제나 소탈·온유하시고 검소하신 회장님. 임직원들과 늘 밥 한 끼라도 같이 하시고, 화합과 화쟁(和諍)의 기운과 정을 우리 모두에게 베푸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 회장님의 높은 뜻과 행적을 기리고 이어받아 헌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상영 회장님. 회장님의 영면에 슬픈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두 다리로 서 있기조차 힘이 들지만, 그래도 정성으로 잘 보내드려야 하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도리이지 싶습니다. 그간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시름일랑 모두 잊으시고 서방극락정토(西方極樂淨土)에 원적(圓寂)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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