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코로나 시국, 개봉 감개무량"..'새해전야' 김강우, 뽀글머리 이혼남이 되기까지

이승미 2021. 2. 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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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코로나19 시국, 개봉 자체만으로도 감개무량하죠."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로맨스 영화 '새해전야'(홍지영 감독, 수필름 제작). 극중 이혼 4년차 형사 지호 역을 맡은 김강우(42)가 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돈의 맛', '간신', '사라진 밤' 등의 작품에서 굵직하면서도 믿음직한 연기로 언제나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데뷔 17년차 배우 김강우가 '새해전야'로 돌아왔다. 사람 냄새 나는 형사 역할을 위해 뽀글 머리 파마를 하는 등 외적인 변신을 꾀하며 힘 뺀 연기로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극중 김강우가 연기하는 지호는 이혼 4년차의 형사로 강력반에서 좌천되어 현재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효영(유인나)의 신변보호를 떠맡게 된다. 완벽한 차도녀처럼 보이지만 내면에 깊은 상처를 지닌 효영에게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그는 밀착 경호를 계기로 잊고 지냈던 설렘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묵직한 이미지를 덜고 가볍게 표현한 지호에 대해 "귀여운 느낌보다는 살아있는 날 것 같은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력반 형사라고 해서 항상 무겁지는 않지 않나. 집에서는 편하고 궁상맞은 모습, 그런 생활밀착형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뽀글머리 변신에 대해 "외적인 면에서는, 홍지영 감독님이 저를 항상 다른 모습으로 바꾸려고 하신다. 시간적으로 다른 작품 촬영과 겹쳐서 파마를 하지 못했고 매번 촬영장에 가서 고데기로 말았다"고 전했다.

지호를 연기하면 가장 어려웠던 것에 대해 묻자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저의 삶을 이해해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새해전야'에서 나오는 딸은 아빠를 이해해 주고 그런 것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면에서 딸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 톤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혼한 아이프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제가 본 적도 없고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 어떤 정도의 톤으로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그냥 친구처럼 해야할지 아닐지, 대화하는 장면에서 현실적인 면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극중 "결혼은 미친짓이야"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지호. 반면 지호와 달리 '영화계 대표 사랑꾼'으로 유명한 김강우는 "결혼이란 뭐냐고 생각하냐"고 묻자 "결혼이란 한번은 해보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두 번하고 싶진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가 작년에 결혼한지 10주년이었다. 결혼생활은 매일 매일 상대와 함께 탑을 쌓아가는 것 같다. 매일 탑을 쌓아가면서 어떤 날은 예쁘게 잘 쌓아가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함께 벽돌을 쌓아 가다보면, 서로 의지하게 되고 한 사람이 힘들면 한 사람이 쌓아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본인의 진짜 새해전야는 어땠냐"는 질문에 김강우는 "저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크리스마스 때부터 시작해서 새해의 분위기가 정말 안났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집에 가족들이랑만 있는데 오붓하고 기분 좋고 더욱 돈독해지더라. 가족이 더 소중해지고 가족에 대해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면 '새해구나'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런 종소리를 듣지 않으니 그냥 작년에서 올해가 연장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작년에 상황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진 않을거라 믿는다. 작년보다 더 나아지는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극중 여러 커플과 캐릭터가 등장하는 '새해전야'. 김강우는 지호 외에 가장 욕심이 나는 캐릭터를 유연석이 연기하는 재현으로 꼽고,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를 이동휘가 연기한 용찬으로 꼽았다. "우리 영화에 공감이 가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도 있다. 연석씨가 연기한 재현이 그런 캐릭터인 것 같다. 누구나 살다보면 외국에 나가서 아예 다른 사람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생각은 하지만 절대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일을 해내는 재현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 같더라"라며 "중국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동휘 씨의 캐릭터는 절대 연기하고 싶지 않다. 옆에서 볼 때도 (중국어 연기 때문에) 정말 힘들어 하더라. 그런데 영화를 보고서는 어쩜 그렇게 유려하고 유창하게 중국어 연기를 하는지 정말 깜짝 놀랐다. 사람은 닥치면 다 하게 되는구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효영 역의 유인나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유인나 씨와 함께 항상 웃으면서 촬영했다"는 김강우는 "유인나씨는 정말 배려심이 깊고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분 아닌가. 안그래도 유인나씨의 팬인데 함께 로맨스를 찍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매 순간이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영화계. 김강우는 코로나19 시국에 새 영화를 선보이게 된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고 입을 열었다.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들의 행방이 알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빠지고 있는 상황 아닌가. 많은 영화인들이 도대체 내 영화가 언제 나올 수 있을까 두려움에 빠져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편으로는 우리 영화가 지금 개봉하게 된 것만으로도 해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제목을 바꿔서라도 다음에 개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래도 구정 전에 '새해전야'라는 제목으로 설 전에 개봉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강우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영화가 기폭제가 되어서 많은 영화가 관객을 만났으면 좋겠다. 극장에서 정말 철저하게 방역을 하시더라. 관객분들이 다시 극장으로 오시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작년에 힘든 일이 많았는데 우리 영화처럼 웃을 수 있고 밝은 영화를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편, '새해전야'는 '키친'(2009), '무서운 이야기'(2012), '결혼전야'(2013),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등은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이 출연한다. 2월 10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osun.com,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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