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넉달째 0%대.."국민 체감 농축수산물은 올라"(종합2보)
장바구니 물가와 괴리 지적.."서비스 등 낮아져 평균적으론 0%대"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정수연 곽민서 기자 =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넉달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전기요금 인하 등 정책적 요인과 공업제품 하락이 저물가에 영향을 미쳤으나 농축수산물 등 국민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상당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0.6%↑…축산물 11.5%↑ 등 농축수산물이 상승 이끌어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년=100)로 작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지난해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 보면 소비자물가는 0.8% 올라 2018년 9월(0.8%)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농축수산물이 오른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0% 올라 지난해 11월(11.1%), 12월(9.7%) 이후 계속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축산물은 AI 확산의 영향으로 달걀 등의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11.5% 뛰었다. 2014년 6월(12.6%)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달걀은 15.2% 올라 지난해 3월(20.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등도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농산물은 11.2% 올랐고 이 중 채소류는 3.0% 상승했다. 사과(45.5%),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쌀(12.3%)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공업제품은 0.6% 하락했으나 국제유가 회복세로 전월(-0.9%)보다는 하락폭이 줄었다.
석유류는 8.6% 내렸다. 이 역시 전월(-12.6%)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다만 가공식품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1.6%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5.0% 내렸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를 포함한 상품 가격은 0.9% 올랐다.
서비스는 0.4% 올라 상품보다는 상승폭이 작았다.
연초 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외식 물가는 1.1%,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8%였다.
고교 납입금 무상화, 통신비 지원 등 정책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2.1% 내렸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0.7% 올라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0%, 0.4%를 나타냈다.
'살인적' 장바구니 물가와 괴리 지적…"물가 지수는 평균적 개념"
지출목적별로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계속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6.5%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오락·문화(-0.8%), 통신(-1.3%), 교육(-2.9%), 교통(-2.9%) 등은 떨어졌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0.9% 올라 두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4% 상승해 전월(0.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신선식품지수도 9.2% 올라 전월(10.0%)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다만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0.3% 올라 지난해 9월(0.9%) 이후 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생활물가는 지수상으로는 안정적이나 국민들이 많이 체감하는 농축수산물 물가는 오르고 있다"며 "석유 가격 하락, 정책적 지원에 물가가 낮아지는 부분도 있어 전체적으로는 0%대 물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달걀과 양파 등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이라는 아우성이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러 체감 물가와 공식 지표 사이의 괴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 과장은 "물가 총지수가 평균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며 "농축수산물은 많이 상승했으나 서비스 등의 부분은 코로나19나 정책적 지원 영향으로 낮아지는 부분이 있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0%대의 상승률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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