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더 팍팍해졌는데 '먹고 자는' 물가만 껑충

김용훈 2021. 2.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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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比 0.6% 상승..4개월째 '0%대'
축산물 11.5% 급등..계란 15.2%·돼지고기 18.0%·쇠고기 10.0%↑
집세 32개월만에 최고치..전세 1.0%·월세 0.4%↑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100)로 1년 전보다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02.01. ppkj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0%대를 기록한 것은 벌써 넉 달 째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덕분에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한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 폭이 제한됐다. 하지만 삶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먹고 자는 물가는 크게 올랐다. 계란을 비롯한 먹거리 물가가 크게 치솟았고, 집세도 32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 탓에 갈수록 생활이 팍팍해지고 있는 저소득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 급등…축산물 11.5%↑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0.1%) 이후 11월(0.6%), 12월(0.5%)까지 지속된 0%대 물가상승률은 2021년 1월에도 이어져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게 됐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이 물가 상승에 상당히 많이 기여했다"면서 "한파나 폭설로 채솟값이 상승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축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축산물이 11.5% 올랐다. 계란값은 1년 전보다 15.2% 상승하며 2020년 3월(20.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뛰었다. 닭고기도 2019년 2월(13.0%) 이후 최대 상승 폭이 7.5%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돼지고기(18.0%), 국산 쇠고기(10.0%) 물가도 상승했다. 축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4년 6월(12.6%)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축산물 물가는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농산물 가격도 11.2% 급등했다. 배추(-36.6%), 무(-35.3%), 토마토(-8.8%), 풋고추(-13.5%), 당근(-21.8%), 상추(-7.7%) 등은 하락했지만 사과(45.5%), 쌀(12.3%),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등이 크게 올랐다. 채소류 가격은 3.0% 상승했다. 이러다보니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상승했다.

[서울=뉴시스]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100)로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9.2% 상승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사진=뉴시스
■집세 32개월만에 최고…외식물가도 1.1%↑
오른 것은 먹거리 뿐만이 아니다. 집세도 0.7% 뛰면서 2018년 4월(0.8%)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전세는 특히 1.0% 오르면서 2018년 10월(1.1%) 이후 가격 상승률이 가장 컸다. 특히 월세는 0.4% 오르면서 2014년 12월(0.5%)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집세 외에도 서비스물가가 1년 전보다 0.4% 올랐다. 정부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책 등으로 고등학교 납입금(-93.3%)이 줄면서 공공서비스는 2.1% 크게 하락했지만, 외식 물가가 1.1% 상승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이 1.5% 올랐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9시 이후 영업제한이 지속된 탓에 손님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료가 올랐고 배당료 등 인건비가 상승한 탓이다. 외식외 서비스도 1.8% 오르면서 지난해 1월(2.3%)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다보니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3% 상승하며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대로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6% 하락했다. 햄 및 베이컨(6.2%) 등 가공식품은 1.6% 상승했으나 휘발유(-8.0%), 경유(-11.2%), 등유(-10.5%) 등 석유류 가격이 8.6% 하락했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 난방비(-2.6%) 등도 내려가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5.0% 내려갔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오르며 두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2019년 2월(1.1%) 이후 1년11개월째 0%대를 유지 중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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