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친환경 선박..민간서 살 길 찾는 방산업체들

최민경 기자 2021. 2. 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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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사업으로 대변되던 방산업계가 민수사업 진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주로 리튬이온배터리,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인공위성 등 국방과 관련 있으면서 민간에서도 수요가 있는 사업들이다. 한화디펜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기업들은 민수사업을 핵심사업으로 끌어올리는 추세다. 이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등 관련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올해부터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주요 중점 사업 중 하나로 꼽고 민수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나머지 중점 사업은 K9자주포, 차세대장갑차, 군인무용차량 등 기존 주력 제품들이다. 민수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군수사업만을 다뤄오던 한화디펜스가 선박용 ESS 사업 진출에 나선 이유는 군수사업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선박용 ESS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규제와 EU의 배출권거래제(EU-ETS) 등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이 커질 수 있는 친환경 사업이다. 우리 정부도 선박배출 온실가스 70% 저감기술 확보를 위한 '그린 십-K'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관공선 388척, 민간선박 140척 등 총 528척이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된다.

한화디펜스는 2016년 7월부터 개발을 시작한 잠수함용 리튬이온전지체계 기술을 바탕으로 선박용 ESS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민수 전력용에서 발생하는 화재상황을 재연해 안전성·성능을 입증 완료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말 경상남도 창원에 잠수함용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

한화디펜스는 민수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외 민간기업들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대우조선해양과 리튬배터리 기반 ESS 공동연구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데 이어 이달에도 에너지효율 솔루션 전문 업체인 댄포스(Danfoss)와 기술제휴 MOU를 맺었다.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수송드론 개념도/사진제공=LIG넥스원


LIG넥스원도 최근 기존에 있던 항공사업부 및 연구소를 각각 항공드론사업부와 항공드론연구소로 개편하고 인력을 보강했다. 드론 등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올해 중점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드론은 군수와 민수 분야 양쪽에서 활용도가 높다. 지난해 7월부터 국방용 드론 핵심부품인 모터와 드라이버를 공동으로 개발하는데 이를 수송용 드론 부품분야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중·대형 수송드론 분야를 미리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광주광역시 등과 '수소연료전지 기반 탑재중량 200kg급 카고드론' 개발 협력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엔 민·군기술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탑재중량 40kg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시스템 개발 사업도 수주했다. 수소연료전지 기반 수송드론은 물류·수송 서비스 전반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절감시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군용 UAM/사진=최민경 기자


한화시스템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UAM(드론) 사업에 뛰어들며 민수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오버에어사와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도심 상공의 항행·관제 솔루션, 기존 교통체계 연동 시스템 등 항공 모빌리티 플랫폼도 구축한다. 지난해 7월 한국공항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기체·항행교통 기술 및 버티포트 통합운영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민수용 e-VTOL 기술에 특수작전용·수송용·공격용 플랫폼을 접목시킨 군용 UAM도 구상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소형 인공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소형위성 본체, 탑재체, 지상체, 위성영상판매 및 위성영상분석 서비스 사업 등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위성 분야도 군수사업을 하면서 민수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다. 지난해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되면서 고체연료를 이용한 민간기업의 위성발사가 가능해져 위성사업 진출에 제한이 사라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수 사업은 국방 예산을 나눠먹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민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드론, 위성 등의 사업이 중점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업들은 미래 수요도 많은 사업이기 때문에 유망하다"며 "방산기업에서 민간기업들과 MOU를 맺고 협력하는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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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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