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시장 점유율 높여라"..주류업계, 3사3색

김동현 2021. 2.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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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한맥 출시 및 카스 라이트 디자인 변경해
하이트진로, 진로 페트 선보이고 하이트제로 리뉴얼
롯데칠성, 처음처럼 저도수 제품 출시..OEM도 전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주류업계가 가정용 소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유흥 소비 시장이 되살아나기 전까지는 홈술족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오비맥주는 국산 쌀로 만든 한맥을 출시했고 카스 라이트의 디자인도 새롭게 변경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0.00를 리뉴얼 출시하며 무알코올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한편 진로 페트를 출시하며 가정 시장 강화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을 리뉴얼 출시하는 한편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신규모델로 발탁했다. 수제맥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사업에도 나선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소비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시장 점유율이 70% 수준으로 껑충 뛴 상황이다. 예년에는 유흥 시장과 가정 시장이 55%, 45%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가정 시장이 커졌다.

하이트진로를 기준으로 맥주·소주 매출 채널별 비중 추이와 성장률은 1~2차 팬데믹을 거치며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1차 팬데믹(2~3월) 때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전반적인 성장 추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2차 팬데믹(8~9월) 이후는 가정용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이 기간 동안 가정용 맥주 판매 비중은 71%, 소주 판매 비중은 59%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추진되는 상반기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유흥 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주류업계에서는 가정용 주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류업계 빅 3의 전략은 자사에 약점을 지우고 경쟁사 제품을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비맥주는 최근 고품질 국산 쌀을 사용한 한맥을 출시했다. 한맥은 쌀을 함유해 보다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다. 한맥의 알코올 도수는 4.6도다.

맥주는 갈색병이라는 공식을 깨고 녹색병을 사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주력 제품인 카스를 내세워 2012년 이후 8년간 왕좌를 지켜온 오비맥주를 위협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스 라이트의 디자인도 새롭게 변경했다. 새 디자인은 카스 브랜드 로고를 대각선에 배치했다. 카스 라이트의 브랜드 컬러인 하늘색을 기존보다 더욱 진한색으로 적용했다.

또 'Light'를 세련된 화이트 컬러로 표기해 제품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가정 시장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에 위치하는 카스 라이트의 패키지 리뉴얼로 저칼로리 맥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산뜻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의 카스 0.0를 겨냥해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전면 리뉴얼했다. 출시 8년 만에 이름을 제외한 맛과 디자인, 브랜드 콘셉트 등을 모두 변경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하이트제로0.00'은 맥주에 가장 가까운 맛과 청량감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이트맥주의 패밀리룩 디자인을 적용했다. 기존 제품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잡미와 잡향을 완전 제거하고 목젖을 때리는 시원한 본연의 맛을 구현했다.

맛의 변화와 함께 주된 차별화 포인트는 알코올 제로는 물론 칼로리, 당류까지 제로화됐다는 점이다. 고칼로리 고당류의 기존 탄산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탄산음료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진로 페트를 출시하며 가정 시장 강화에 나섰다. 이번에 출시하는 페트는 400㎖, 640㎖ 용량의 가정용 제품 2종이다. 처음 선보이는 진로 페트의 패키지는 기존 병의 형태와 볼륨감을 그대로 살려 병 소주를 마시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벨과 뚜껑은 스카이블루 컬러를 적용해 패키지의 매력도를 한껏 높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을 리뉴얼했다. 저도화 음용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췄다. 소주 본연의 맛은 살리면서 목 넘김을 더욱 부드럽게 했다.

라벨 디자인도 바꿨다.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반짝이는 은박을 사용해 음영을 강조했다. 처음처럼 서체는 그대로 사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했다.

리뉴얼에 맞춰 '처음처럼'을 대표하는 얼굴로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신규모델로 발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향후 '처음처럼 순한·진한'도 순차적으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수제맥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사업도 전개한다. 홈술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편의점 등에서 수제맥주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롯데칠성음료는 충주 맥주1공장 기본 시설을 보완하는 한편 수제맥주 특성에 맞춰 소량생산도 가능하도록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도 유흥 시장보다 가정 시장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과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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