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다"며 5시간 동안 원산폭격..친딸에 학대 일삼은 부모에 벌금형

고석태 기자 2021. 2. 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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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열 두 살 딸이 학습지 교재에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엄마는 죽도로 딸의 몸을 때렸다. 열 세 살 때는 딸이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째려본다며 5시간 동안 원산 폭격을 시켰고, 열 다섯살 때는 대든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게 하고 7시간 동안 화장실을 못가게 했다.

아빠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릎을 꿇고 있던 딸을 일으켜 세워 발로 배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온몸을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랐다. 숙제를 안하면 매질을 하고 맨 발로 30분간 현관 밖에 서 있도록 했다.

열 네살 때는 비싼 안경을 사 줬는데도 안경점에서 서비스로 받은 싸구려 안경만 쓴다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게 한 뒤 효자손으로 딸의 허벅지와 팔을 때렸다. 엄마는 딸의 안경을 발로 밟아 부러 뜨리면서 “앞으로 말 안 들을 때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없애 버릴 거야”라고 했다.

훈육을 이유로 10대 초반의 딸을 학대한 이들 부모에게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4·여)와 B씨(47·남)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두 부부는 2004년생인 딸 C양의 친 부모로 훈육을 핑계로 수년간 가혹행위를 일삼았지만, 재판부는 가족의 재결합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범행 태양이 좋지 않으나, 수사기관 및 재판을 거치면서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피해 아동은 피고인들의 학대로 쉼터에 있다가 피해자의 의사로 집으로 돌아갔고, 이후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원만히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 아동이 처벌을 원치 않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피고인들이 아무 전력없는 초범인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A씨 부부에 대한 1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낮아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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