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도 아깝다" 어린 의붓아들 5년간 학대한 계모 '집유'

맨손 락스청소 시키고, 공부 중 졸았다고 때려
법원 "친모가 양육 못해..피해아동이 처벌 불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별다른 이유 없이 어린 의붓아들을 무려 5년간 폭행·학대한 계모가 실형을 면하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8단독 백승준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35·여)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사회봉사 120시간,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5년간 의붓아들 B군(13)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던 중, 지역 아동센터 등의 신고로 법정에 서게 됐다.

A씨는 B군이 독서감상문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렸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도구로 온몸을 마구 때리거나, 마스크와 장갑을 주지 않고 락스로 화장실과 베란다를 청소하도록 시키기도 했다.

청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A씨는 또다시 B군을 폭행했고, B군의 생일에도 “챙겨줘서 뭐하냐”며 축하가 아닌 폭행을 가했다.

A씨는 또 B군의 행동이 답답하다거나, 공부를 하다가 졸았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수회 때리기도 했으며, 방에 가두거나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고, 빨래비누를 주고 야외 수돗가에서 씻게 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B군에게 떨어진 피자를 먹게 하거나, “너보다 강아지가 더 중요하다”, “바보가 공부는 해서 뭐하냐”, “친엄마에게 가라. 경찰에 신고하면 죽이겠다”는 등 정서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사건 전에도 B군에 대한 학대 혐의로 가정보호처분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을 여러 차례 때리거나 폭언하는 등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해 죄질이 나쁘고, 폭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그럼에도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이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B군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친모가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름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중 일부는 가정보호처분 전에 했고, 벌금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guse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