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 물가 0.6% 상승..농축수산물은 10% 올라
[경향신문]
소비자 물가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다만, 소비자 피부에 와닿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0%나 올랐다. 특히, AI 영향으로 달걀은 15% 넘게 오르며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물가지수는 106.47로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저물가 기조가 이어졌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상승했다. 이 지수는 신선채소나 과실 등 계절과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채소의 경우, 1월에 한파나 폭설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0% 오르며 지난해 11월(11.1%), 12월(9.7%)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축산물 물가는 AI 확산 영향으로 달걀 등의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11.5% 뛰었다. 2014년 6월(12.6%) 이후 6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달걀은 15.2% 올라 지난해 3월(20.3%)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0.0%) 등도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상품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휘발유(-8.0%), 경유(-11.2%) 등 저유가 영향에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0.6% 떨어졌고 전기·수도·가스도 5.0%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고교 납입금 무상화, 통신비 지원, 무상 급식 등 정책 영향으로 1년 전보다 0.4% 오르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해외단체여행비(-5.4%), 호텔숙박료(-9.8%) 물가도 낮아졌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계속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6.5% 상승했다. 반면 오락·문화(-0.8%), 통신(-1.3%), 교육(-2.9%), 교통(-2.9%) 등은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2월 소비자물가의 경우 1월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 전개양상, 국제유가 흐름, 기상여건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설을 앞두고 서민 물가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주요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량 확대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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