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거리두기 어떻게.."'단체기합' 방식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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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려면 획일화된 '단체 기합'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김 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주최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 수와 거리두기 강도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확진자 수가 1.1명인데 반해, 거리두기 강도 점수는 47점"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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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책임'도 지적.."병상 충분했다면 작년 9월에 1단계로 하향 가능했다"
"현 체계, 실증적 근거 부족..손실보상 고려한 사회적 비용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권희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려면 획일화된 '단체 기합'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김 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주최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확진자 수'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는 현행 거리두기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1명 미만일 때 코로나19 위험 정도를 '억제' 단계로 평가한다. 이는 가장 낮은 수준의 단계인데도 우리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518명 미만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확진자 수와 거리두기 강도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확진자 수가 1.1명인데 반해, 거리두기 강도 점수는 47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점수가 같은 스웨덴의 확진자 수는 42.3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현금 지원이나 채무 탕감 수준을 지수화한 '재정 지원 지수'에서 한국은 47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95), 스페인(82), 덴마크(80) 등과 비교해 낮은 정도였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확진까지 일주일 넘게 걸린 사례 비중은 지난해 6월 5일 기준으로 9% 남짓이었지만, 지난 12월 5일 기준으로 20%까지 올랐다. 집단감염 사례 내에서 마지막 확진까지 2주 이상 초과한 사례도 36%까지 오른 상황이다.
김 교수는 접촉자 격리가 실패하면 확진자 수도 증가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시도 또는 시군구의 방역 인력을 확충해 집단감염 역학조사의 신속성,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이 충분했으면 그간의 거리두기 적용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 병상을 충분히 확보했다면 지난해 9월 12일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로 하향 가능했고 소상공인의 피해도 줄일 수 있었다"며 "1.5단계에서 2단계로 오르면서 200만개 업소가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올해 봄까지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재유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4차, 5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역시 이날 토론회에서 지속가능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획일적인 정책이 아니라 위험에 따른 차별화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대부분의 연구가 주로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터라 실증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평균 이동량이 감소하는 것이 노인 요양시설과 같은 고위험 시설에서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 기여했는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 참여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등의 근거가 충분치 않았다는 의미이다.
권 교수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에 매몰돼 있다"며 "만약 거리두기 2단계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격상을 고민할 게 아니라 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확진자 수가 아니라 중증 환자 수, 보건의료체계 역량에 기반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거리두기로 인해 영업이 제한된 자영업에 대한 영업손실 보상이 필요하고, 이를 사회적 비용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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