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등교로 고학년 수업 못할수도"..혼란스런 교육현장
일선 현장선 학생 수용 공간 부족 문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답답할 뿐"
"수업은 어떻게 끌고갈 수 있어도 급식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1~2학년 학생들이 다 나오면 나머지 학년은 받을 공간이 없는데 아직 세부 지침도 없고 답답합니다."
서울 강서구 A초등학교 교장은 초등 저학년 등교 확대 방침에 요즘 고민이 많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주일에 한 학년씩, 학년당 3분의 1의 학생이 교대로 등교를 했었으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신학기부터 초등 1~2학년 학생들이 매일 등교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A초등학교는 1~2학년 전면 등교가 이뤄질 경우 공간 부족으로 급식 운영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A초등학교 교장은 "학교 영양사가 급식을 어떻게 운영할 지 빨리 결정해달라 하는데, 아직 세부적인 것을 결정 못했다"며 "신학기 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을 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그나마 학생수가 많지 않은데도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수가 많은 학교들의 어려움은 더 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오는 3월 시작되는 신학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방역의 고삐를 죄야 할 타이밍에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뉴스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간이다. 거리두기로 반을 나눠 수업해야하다보니 전체 학생을 수용하기 위해선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엔 3학년 이상에 대해서는 기존에 비해서도 등교일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A초등학교 교장은 신학기를 한 달여 앞둔 1일 "정부 당국이 학교 현장에 다양한 예시를 줘서 대응 방법을 찾아줘야 하는데, (학교가) 알아서 대응하라고 한다"며 "매일 등교수업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여론도 무섭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현재 교문 하나를 개방하고 열화상 카메라 1대를 설치해 학생들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두 개 학년까지 학생들을 받아왔지만, 여기서 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올 경우 당장 등교 전 체온 측정부터 시간이 지체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8일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을 통해 유아와 초등학교 1~2학년은 거리두기 2단계까지 '학교 밀집도 기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올해 3월부터 학교에 따라 매일 등교가 가능해진 근거다.
교육부는 등교 확대를 위해 분반 수업에 필요한 교원수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초등학교 1~3학년 가운데 30명 이상의 학급에 기간제 교사 약 2000명을 추가 배치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설 연휴 이후 과밀학급 해소 대책, 기간제교사·방역지원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등교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수가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공부할 공간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방역지침에 맞춰 학생을 나눠 수업할 수 있는 지침을 하루 빨리 정해달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B초등학교 교장은 "학급당 인원이 30명이 넘어가는 학교는 교사를 지원한다고 해도 교실이 없어서 수업을 못 한다"며 "과밀학급 학교의 경우 학생 쏠림현상 때문에 이미 증축이 이뤄진 학교들이 많아서 더 이상 학급을 늘릴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사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면수업에 애를 먹고 있다. 인천 서구 C초등학교 교사는 "규정에 명시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확하게 실천하면 아이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과 학교생활이 많이 위축된다"며 "특히 저학년은 규정을 준수할 수 없거나 교사들이 강제할 수 없는 게 많다"고 했다. 이 교사는 "아이들의 교과서를 걷어서 보는 것조차 방역에 어긋나는 일이라 교육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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