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야'가 뻔하지, 뭐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극이 없기에 스트레스도 없다. 공감과 재미 역시 전달하지 못한다. 뻔한 공식 탓에 스크린을 보면서도 아무 느낌 없이 멍 때리게 되는,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다.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두고 우울한 현실을 마주한 두 쌍의 커플, 그리고 5명의 남녀가 인생에 있어서 한걸음 더 나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로맨스 코미디다. 누군가는 사랑을 찾고, 누군가는 패배감 가득한 삶에 해답을 찾아가며 따뜻한 질감의 필름을 완성하고자 한다.
50%는 성공이다. 선남선녀 9명의 남녀배우들과 예쁜 영상미, 그리고 음악 때문이다. 유연석, 이연희, 김강우, 유인나, 유태오, 최수영,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등 충무로를 쥐락펴락하는 대표 배우들이 등장해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 4편을 만들어간다.
특히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유태오·최수영은 네 에피소드 중 그나마 가장 로맨틱한 분위기를 선물한다. 유연석·이연희는 두 사람 사이 뻔한 대사와 얕은 감정선 형성에도 아르헨티나란 낯선 여행지가 주는 설레는 감정이 빈 곳을 메운다.
50%는 실패다. 로코물이지만 설레거나 자극이 없다는 게 문제다. 갈등은 얕고, 해결은 너무나도 손 쉽다. 분량이 짧으니 설렁설렁 마무리하는 느낌도 받는다. 겨울 시즌물의 고전 ‘러브액츄얼리’처럼 각 에피소드 인물들이 다 이어지게 구성했지만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다. 4개의 에피소드를 한 영화 안에 담아 끌고가는 게 버거운 작업이라 쳐도, 굳이 이렇게까지 힘을 분산해 재미와 긴장감 모두 떨어뜨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부수적인 건 성공했을 지언정, 가장 중요한 뼈대가 무너졌으니 누군가에겐 80%의 실패처럼 보일 수도 있다.
김강우·유인나, 유연석·이연희 에피소드에선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2000년대 초반 충무로 공식에 멈춰있다. 로맨스물을 많이 접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다음 전개가 예상 가능하다. 몇 몇 대사는 촌스럽고 낯간지러워 인내하기 어렵다.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클라이막스에선 어쩐지 배우들의 호흡도 삐걱거린다. 식상한 로맨스물을 연달아 보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총합 ‘0’가 되니 극장을 나서면서도 어떤 감흥이나 여운도 느끼기 어렵다. 114분이 어떻게 지나갔나 멍하게 반추하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오는 10일 개봉.
■고구마지수 : 2.5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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