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려 앉아 전 부치기, 퇴행성 관절염에 치명적 [힘찬병원의 무릎건강비책]
[스포츠경향]
곧 설날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차례도 간소화해서 지내는 가정이 많을 듯하다. 그래도 어머니들께서는 분명 전을 부치고 만두도 빚으실 것이다. 어머니들의 사랑은 그렇게 넘쳐난다. 하지만 명절음식을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쪼그려 앉은 자세로 음식을 해서는 안 된다.
쪼그려 앉으면 무릎의 구부러진 각도가 커져 무릎 관절의 부담이 늘어난 상태가 된다. 여기에 몸무게 전체를 무릎이 지탱하면서 슬관절 압력이 최대치로 커진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는 순간에는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무려 체중의 7~8배에 달하게 된다. 만약 몸무게가 55㎏이라면 한 번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는 동안 약 400㎏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는 것이다. 하물며 명절음식을 할 때 한 번만 앉았다가 일어설까? 재료 준비를 하느라, 안 쓰던 큰 그릇들과 조리도구들을 꺼내느라, 불 조절하느라 평소의 10배 이상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그러니 명절만 되면 어머니 무릎이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관절염 유병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통계적으로 중년 여성 관절염 환자가 남성에 비해 3배가량 많다. 원래 여성은 남성보다 관절이 작을뿐더러 근육도 남성에 비해 적고 약하다. 근육과 인대가 튼튼하면 관절이 받을 힘을 관절 주변 근육이 나누어 가져가기 때문에 연골이 손상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통증도 덜 느끼게 된다. 이러한 해부학적 특성 외에 생활습관 차이가 더해져 여성 관절염 환자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특히 지금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시는 연령대의 어머니들 시대에는 결혼하면 여성의 대부분이 가사 노동을 담당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청소도 빨래도 서서 할 수 있게 입식 문화가 많이 정착되었지만, 예전에는 걸레질도, 손빨래도 모두 쪼그려 앉아 해야만 했다. 가사 노동을 하면서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를 얼마나 많이 반복하는지 어머니들 스스로는 아마 잘 모를 것이다.
무릎에 통증이 있는데도 그 일을 반복해서 하면 관절염은 더욱 심해진다.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지고 뼈 끝이 뾰족하게 자라는 관절염 말기가 되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못 쓰게 된 연골이 있던 자리의 뼈를 깎아내고 대신 인공관절을 심는 수술이다. 다리는 몸 전체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축이 정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각도가 흐트러짐 없이 정교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통증이 크고 재활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힘든 수술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매년 7만 건 정도가 시행되고 있으니 점점 대중적인 수술이 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인공관절 수술 술기와 의료기기도 큰 발전이 있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정착되면서 수술도 보다 정확해지고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도 개선됐다. 환자 무릎 CT 촬영 결과를 3D 이미지로 변환해 관절이 삽입될 위치와 각도를 로봇 컴퓨터가 계산하고 수술실에서 무릎의 구부림과 기타 연부조직 등을 확인해 수술 계획을 최종 점검한다. 이후 로봇이 정해 놓은 영역 안에서 뼈를 정확히 절삭해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된다. 수술이 보다 정교해지면서 출혈도 줄어 수술 후 재활과 회복이 빨라지고, 관절염으로 휘어진 다리도 바르고 곧게 교정돼 인공관절의 수명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명절만큼이라도 가족 모두 어머니 무릎 지킴이가 되어 보자. 낮은 의자라도 그냥 쪼그려 앉는 것보다 나으니 적극 활용하자. 이때 구부림 각도가 심한 것 자체가 무릎에 좋지 않으므로 한쪽 다리씩 번갈아 쭉 펴 가면서 일해야 한다. 평소보다 무거운 식재료나 조리기구들을 옮기는 일, 잔심부름은 젊은 사람들이 몸을 바삐 움직이자. 어느 때보다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이다.
강북힘찬병원 홍세정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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