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촉매 가루 날리기도.."사고 위험성 되려 증가"
[앵커]
한수원 보고서에는 독일에서 실시한 실험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내용이 또 있습니다.
일부 실험에서 불이 붙은 촉매 가루가 날라다닌다는 게 확인된 건데, 원전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이 장치가 오히려 수소 폭발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어서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 독일에서 실시된 실험은 모두 7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초기 압력과 온도, 증기 농도 등을 바꿔가며 원자로 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겁니다.
이 가운데 장치의 촉매 온도가 500도가 넘어가고 추가적인 수소 제거를 위해 물이 뿌려지는 등 실제 원전 중대사고 상황과 비슷한 환경을 만든 두 번의 실험에서 특이한 점이 관찰됐습니다.
수소제거장치의 촉매가 떨어져 가루로 흩날린 겁니다.
촉매 가루는 수소와 반응하면서 관찰 시작 1분 만에 고온의 불꽃으로 변했습니다.
[독일 실험 담당 직원 : "바로 저기에서 '츠' 하는 소리가 나네요. 재결합기(수소 제거 장치)가 보이네요. 저기에서 나오는 건가요 아니면..."]
보고서는 이렇게 불붙은 촉매가 날리게 되면, 넓은 범위의 수소연소를 일으켜 원자로 내부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장치가 오히려 수소 폭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이런 게 일어나면은 안 되는데... 이거는 정말 직격탄이에요. 일단 격납 건물 내에서 불꽃이 일어나면 안 돼요. 물론 단열도 있고 하지만 가연성물질이 많거든요."]
보고서는 또 실험 뒤 코팅된 촉매 상태를 확인한 결과 표면 손상이 관찰됐다며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한수원은 이 역시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한수원은 촉매 가루가 불티로 날리는 데 대해선 '이상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창현/한수원 중대사고 해석그룹장 : "한 번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 아니다 뭐 가능성이 있다라고 일반화 할 수 있는 그런 데이터가 굉장히 부족하다는 거죠."]
또한 한수원은 실제 장치의 운전 조건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라며, 당장 장비 교체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사안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최민영
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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