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부산 민심 달래기.. '가덕도 + α' 선물 들고 온 김종인

이현미 2021. 2. 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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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가덕도 신공항 지지 발언을 한 것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당론인가. 대구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걸로 일단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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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가덕도 신공항' 지지 왜
부산시당서 비대위 회의 개최
세계박람회 유치 등 공약 발표
TK 반발에는 "당론 따라야"
민주 "반대했던 잘못 사과해야
통과될 특별법에 숟가락" 비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본 뒤 가덕도 신공항을 위해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가덕도 신공항 지지 발언을 한 것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흔들리는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총력전을 벌이는 가덕도 신공항 선물 보따리보다 더 큰 ‘가덕도 + α’ 공약을 발표하며 민심 끌어오기에 나선 것이다. 여야 모두 가덕도 신공항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특별법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당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 △한·일 해저터널 건설 △2030 세계 박람회 유치 △부산경제·금융 특구 지정 특별법 추진 등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공약 발표는 최근 출렁이고 있는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당초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가덕신공항 추진 입장을 밝히자 “신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경제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주 원내대표도 “중요 국책사업을 예타(예비타당성조사)도 없이 개별법으로 만드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소극적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신공항 추진 문제로 오랜 갈등을 빚으면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처지였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지도부가 말을 아끼는 사이 민주당 이 대표는 부산을 두 번이나 방문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당론인가. 대구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걸로 일단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에 대한 여당의 물량 공세와 국민의힘 후보 간 비방전이 거세지며 국민의힘이 무난한 승리를 점쳤던 당초 분위기와 달리 부산 민심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도부를 향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반발도 빗발쳤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이날 부산 공약 발표는 당내 반발을 잠재우고 보궐선거 승기를 잡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별법에 반대했던 주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 현장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외침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은 무난하게 처리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뿐 아니라) 우리가 낸 (가덕도 신공항 관련) 안도 있다”며 “그걸 종합 처리하는 과정에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 방문에 함께한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가덕도 신공항이 조기 추진될 수 있도록 이번 설 전에 특별법을 위한 공청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이 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팻말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민주당을 ‘포퓰리즘’이라 비난했던 국민의힘까지 찬성으로 돌아서자 여야는 진정성 경쟁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뚜렷한 대책 없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질질 끌다가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랴부랴 꺼내 들었다”며 “진정성이 결여된 선거공학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 잘못된 입장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며 “어차피 통과될 특별법이라면 숟가락이라도 얹어야 한다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한·일 해저터널 추진 입장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문건과 관련해선) 북풍공작 DNA를 발동하고 다른 한편에선 친일 DNA를 발동한 것”이라며 “일본의 팽창적 외교정책과 대륙진출 야심에 이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현미·배민영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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