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멀어진 '미얀마의 봄'.. 민주화 시계 뒤로 갈까
53년간의 군부 독재 막 내리고
수치 2016년 국가고문 맡았지만
권력이양 아닌 불안한 동거 해와
군부 "내년 재총선 후 권력이양"
지도부 몰아내 극단 방법 택해
수치의 NLD "국민 항의 시위를"
방콕선 태국 민주화 시위대까지 가세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1일 태국 방콕에서 미얀마 출신 이민자들이 주도한 쿠데타 반대 시위에 태국 민주화 시위대까지 가세한 가운데 태국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방콕=AFP연합뉴스 |
미얀마는 1962년부터 53년간 군부독재가 이어졌다. 군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1988년 8월8일 이른바 ‘8888 항쟁’을 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아웅산 수치 여사가 군부의 대척점에 서게 된다.
군부는 수치를 1989년 가택연금했고, 그런 상태에서도 이듬해 열린 총선에서 수치가 결성한 NLD는 82%의 지지로 압승한다. 당황한 군부는 선거를 없던 일로 했고, 그의 가택연금도 무기 연장된다. 이후 몇 차례 풀려났다 갇혔다를 반복하는 동안 군부독재는 계속됐다.
공고했던 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2007년 갑작스런 유가 인상으로 민주화 시위가 촉발되면서부터다. 유혈사태로 이어진 격렬한 시위 끝에 군부는 민주화 일정을 발표한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큼 민주화의 상징이었던 수치의 명성도 2017년 벌어진 ‘로힝야족 인종청소’ 사태로 퇴색한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수십만명이 미얀마군의 탄압에 방글라데시로 강제 이주했는데 방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총선도 편향적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장준영 한국외대 동남아연구소 연구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관위 자체가 친여당 인사로 구성됐고, 코로나19를 빌미로 여당에서 금권을 살포하다시피했는데 사실상 이를 묵인했다”고 전했다.
◆민주화 시계 뒤로 갈까
민주주의가 무르익기도 전에 수치와 주요 지도부를 몰아낸 군부는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내년 총선을 다시 치러 승리한 당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NLD는 “군부 행동은 미얀마를 다시 독재 밑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국민에게 촉구해 미얀마의 앞날은 풍전등화와 같다.
군부 지도자 회의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가운데 민 쉐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서 있는 사람) 등 군부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고 있다. 네피도=AP연합뉴스 |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