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줄 돈이.." 대출 늘고 예금 줄어 난감한 은행

양성희 기자 2021. 2. 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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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정기예·적금은 물론 핵심예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 잔액마저 줄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서는 지난달 요구불예금(보통예금 등 예금주가 인출을 원할 경우 곧바로 지급하는 예금) 잔액이 576조551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NIM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3%~1.67% 수준인데 요구불예금 잔액이 잘 지켜지면 1.5%선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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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데 썰물처럼 빠진 예금/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연초부터 정기예·적금은 물론 핵심예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 잔액마저 줄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데 예금은 빠져나가면서 예대율,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순이자마진(NIM) 등 각종 지표 방어가 어려워져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서는 지난달 요구불예금(보통예금 등 예금주가 인출을 원할 경우 곧바로 지급하는 예금) 잔액이 576조5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서 6조1129억원(1.05%) 줄었다. 통상 새해엔 저축, 성과급 등 이슈로 요구불예금이 늘기 마련인데 통장에 들어온 돈이 바로 어디론가 빠져나간 셈이다. 금융권에선 주식 투자 등에 흘러간 것으로 추정한다.

0% 금리가 이어지다 보니 정기예·적금에 묶여있던 돈도 계속해서 이탈하는 추세다. 지난달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26조892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5156억원(0.87%) 감소했다. 정기적금의 경우 40조6488억원으로 같은 기간 6722억원(1.62%) 줄었다.

반면 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강도 높은 규제에도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은 늘기만 했다. 예컨대 지난달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240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서 1조5918억원(1.19%) 증가했다. 가계대출 총액은 전월대비 4조2199억원(0.63%) 늘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한 원화대출 총액은 9조9426억원(0.79%) 많아졌다.

이렇다 보니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 관리가 시급해졌다. 은행들은 예대율이 100%를 넘기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5대 은행 중 일부가 지난해 말 기준 10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유동성 관리 이슈도 다시 부상했다. 금융당국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 한 달 동안의 순현금유출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 규제를 85% 이하로 일시적으로 완화해줬는데 그 조치는 오는 3월 끝난다.

시중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방어도 우려한다. 그동안 수익성을 지켜주던 요구불예금마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금리가 0.1% 수준인 요구불예금은 조달 비용이 적게 든다. 시중은행들은 저금리 시대 NIM 하락에도 요구불예금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5대 은행 NIM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3%~1.67% 수준인데 요구불예금 잔액이 잘 지켜지면 1.5%선에서 방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예금 잔액을 늘릴 묘수가 없는 은행들은 최근 들어 은행채 발행 등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은행채 발행 규모는 13조19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5800억원(37.25%) 늘었다. 앞으로 은행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최근 은행권 발행이 더욱 활발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 조달이 쉽지 않아 은행채 발행 등으로 방법을 찾는 중”이라며 “국고채 금리와 함께 금융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발행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할 순 있지만 수익성 면에서 요구불예금만한 게 없어 요구불예금을 추가로 유치하는 일이 급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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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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