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업본분에 충실"..반도체 인재영입 나선 삼성
신입 공채 3월 전망..이재용 "고용 창출은 기업 본분"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2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지속가능경영 등 전 부문에 걸친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삼성이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서의 차세대 D램 및 낸드플래시 개발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뉴로모픽,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차량용 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공식 채용 홈페이지 '삼성 커리어스'(Samsung careers)를 통해 '2021년 상반기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정규직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모집 분야는 사업부별로 DS부문 산하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등 3곳을 비롯해 반도체연구소, TSP총괄, 인프라총괄, DIT, 생산기술연구소, 삼성종합기술원 등 10가지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메모리사업부에서는 Δ데이터센터 Δ모바일 Δ차량용 차세대 D램 설계 및 개발 직군 모집을 진행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스토리지 분야에서 V낸드플래시와 그 뒤를 이을 'Z낸드' 기술 인력도 뽑을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9년 밝혔던 '반도체 비전 2030'의 핵심으로 육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선다.
반도체 설계를 전담하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비롯해 모뎀, 센서, DDI 등 신제품 개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대만 TSMC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주요 고객사의 요구 조건에 맞춰 SoC, eMRAM, AI 설계 등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을 뽑을 방침이다.
이번 DS부문 경력 채용 직무는 대부분 R&D 분야에 해당되지만 직속으로 재무나 지원 파트에서도 소규모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DS부문 경력채용 규모를 밝히진 않고 있다. 그러나 DS부문 산하의 10개에 달하는 모든 사업부에서 동시에 채용 공고가 나간 것을 감안하면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우대사항으로 학사 학위 출신의 4년 이상 반도체 업계 경력만 갖추고 있으면 지원이 가능해 다른 기업에 재직중인 업계 종사자들의 채용 문의가 쇄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서류 전형을 거쳐 비대면 방식 면접과 건강검진 등을 거쳐 5월쯤 최종 합격자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경력 채용 합격자들의 근무 예상지역은 반도체 캠퍼스가 있는 기흥, 화성, 평택을 비롯해 온양, 수원 등이다.
경력사원 채용과는 별개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올 상반기 3급 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이르면 3월부터 공고를 거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3월19일부터 약 3주간 '2020년도 DS부문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는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기 확산 단계여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채용 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하던 상태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국내 1위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경력사원을 뽑으며 얼어붙었던 채용 시장에 활기가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삼성은 평년 대비 한 달가량 늦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도 진행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사원을 뽑기 전에 경력사원부터 채용하고 나선 것을 두고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이른바 '초격차' 기반의 기술경쟁력 확보라는 것을 삼성전자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삼성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상태에서도 지난달 26일 임직원을 향해 던진 첫 '옥중메시지'를 통해서 인재 채용을 당부한 것도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총수 부재로 자칫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을 다독이면서 동시에 예정된 투자나 채용 등의 경영 활동에 정상적으로 임해달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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