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풍경 바뀌나.."귀성·성묘, 이번 설엔 쉬어갑니다"
"답답해도 코로나 빨리 종식하려면 안 모이는 게 최선"
일각선 "가족끼리 모임까지 막는 건 너무하다" 반발도
정부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2주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가장 거센 3차 확산세를 설 연휴까지 확실히 안정시켜야만 백신 접종과 3월 개학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소중한 일상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아쉽지만 설까지는 강화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A(29)씨는 "설 연휴까지 연장할 것 같았다"면서 "설이 되면 지역 간 이동도 많고 만나서 마스크도 벗고 실내에서 밥을 먹는 게 대다수"라며 "이번 설까지는 좀 제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촌 지역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임모(53)씨 또한 "답답하긴 하지만 상황이 이러니까 조금이라도 모임을 금지해야 한다"며 "이 단계를 빨리 끝내는 방법은 다 같이 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향인 전북 남원에 어머니가 홀로 계시는데, 지난해 설과 추석 때 모두 내려가지 못했다고 한다. 임씨는 "올해는 가보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30대 직장인 B씨는 "원래 설이나 추석에 성묘를 할 때 15명이 넘는 친척들이 산소에 모인 후 큰집에서 식사를 했다"며 "이번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성묘를 지내지 않고 모이지도 않기로 했다. 함께 사는 가족은 5인을 넘지 않아서 가족들끼리만 단출하게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확진자 수나 이런저런 추세를 보고 결정을 하겠지만, 확실히 (확진자) 숫자가 급감한 게 아니라면 금지가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며 "많은 사람들의 피로감이나 어려움이 있겠지만 재확산 위기를 막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창업 교육을 받기 위해 충남 지역에서 서울을 찾은 김선홍(33)씨는 "코로나가 심각한 문제니까 시민들이 불편하더라도 참고 다 같이 동참해서 빨리 종식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빨리 좋은 날이 와서 마스크를 벗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곧 결혼을 앞둔 황모(29)씨는 "원래 이번 설이 결혼 전 첫 명절이니까 친척들 다 같이 모이면 거기서 인사도 드리고 청첩장도 드리고 할 예정이었다"면서 "식사는 못 할 것 같고, 친척들 집을 방문해 청첩장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3월에는 아이들 학교도 가고 그래야 되니까 좀 참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인 이상' 가족간 모임까지 금지한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민 윤모(28)씨는 "설 연휴가 사람이 모이는 날인 만큼 연장을 하는 건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긴 시간 동안의 거리두기로 그동안 누적된 피로감이 너무 높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마음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에서는 모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솔직히 이제는 우리나라가 방역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유행이 몇 번이나 반복되고, 이 와중에 개인들한테 너무 많은 걸 지우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부터 재고해 줬으면 좋겠다. 사람을 아예 못 만나는게 답답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 C(40)씨는 "동서가 강남에 살고 우리는 서대문구에 사는데, 모이면 딱 6명"이라며 "식구가 많지도 않은데 명절에 4명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제사도 지내야 하는데, 아직 명절 약속을 변경하진 않았지만 어떻게 할지 고민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가족들이 4명씩 나눠 차례대로 모이는 등 '릴레이 성묘·귀성'을 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어떻게 정부가 집 내부까지 일일이 단속을 할 수 있겠냐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라 설 연휴 전이라도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고 확실한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믿음이 생기면 설 연휴 전이라도 추가적인 방역 조치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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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서민선·박하얀 기자] s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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