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산차..쏠림 가중에 존폐 기로까지
국내 판매, 공장 없는 벤츠 이어 BMW에도 밀릴 판
현대차‧기아 총실적 비율, 90% 육박..1월 '나홀로 선방'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실적에서 그렇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월 판매량이 지난해 1월 대비 성장했다. 기아의 경우 국내와 해외 판매에서 모두, 1월 판매가 지난해 12월 판매보다 늘어났다. 좋은 조짐이다.
하지만 나머지 3개 브랜드의 실적은 정반대이다. 그나마 한국GM이 수출 물량 증가로 전년 대비 선전했다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국내 판매량은 높지 않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은 글로벌 판매량이 1만대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국내 판매를 기준으로는 두 회사를 합쳐도 1만대가 채 되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데, 업계에선 "당초 예견됐던 위기 상황이 코로나19로 앞당겨졌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완성차 5개사가 1일 발표한 지난 1월 총실적은 국내외 합쳐 61만3113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0만4천817대)에 비해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SUV‧제네시스 '흥행 공식'…올해 전기차로 '신차 라인업' 보강
이에 힘입어 현대차는 국내 5만9501대, 해외 26만458대 등 총 31만9959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국내 4만1481대, 해외 18만4817대 등 총 22만629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는 1.6%, 기아는 2.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가는 셈이다. 1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기아는 국내외 모두 지난해 12월보다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12월 대비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했으나, 국내 시장에서 전년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54만6257대는 완성차 5개사 총실적의 약 90(89.09)%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목표를 제네시스의 글로벌 시장 안착, 아이오닉5‧제네시스JW(현대차)와 CV(기아) 등 E-GMP를 장착한 전기차의 출시 및 성공 등으로 잡고 있다.
◇반등했다고 하나 '도진개진'…돈 없어 투자 못하고, 신차 없어 안 팔리는 '악순환'
현대차‧기아의 '나홀로' 선전은 SUV,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다른 국산 브랜드가 수치상으로 일부 호전됐다고는 하나, 미래를 긍정할 수 없는 이유와 맥이 닿아 있다.
한국GM은 1월 3만6126대의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76.4% 판매량이 증가했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19.7%, 95.2%씩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비교해선 국내외 판매량이 모두 줄었다.
특히 내수 판매량은 12월 한때 1만대(9259대) 근처까지 갔으나, 다시 6106대로 내려앉았다.
완성차 3사의 개별 실적이 국내 판매 기준 수입차 1~2위인 벤츠와 BMW 수준 혹은 이하로 떨어졌다.
수출을 합친 전체 실적에서 쌍용차는 8678대, 르노삼성은 6152대를 각각 기록했다. 연간 수십만 대 생산이 가능한 두 회사가 공장을 사실상 개장 폐업 수준으로 놀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특별한 신차 계획도 없다. 르노삼성은 XM3와 QM6를 각각 1622대, 782대씩 1월에 수출했다고 하나, 절대치가 워낙 적은 물량이다. 올해 개발‧출시가 계획된 신차가 없어 두 모델로 1년을 버텨야 할 실정이다.
존폐 위기에 내몰린 쌍용차는 연명을 위한 산업은행의 자금 투입만을 기다리고 있다.
2020년 한 해 423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쌍용차는 완전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다. 최근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신규 투자 후보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지분 매각 협상이 결렬되며 워크아웃의 일종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나마도 산은의 대거 자금 투입 외엔 뾰족한 회생 수단도 없다. HAAH가 약 25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데, 산은의 추가 자금 투입과 투입된 금액을 마힌드라가 회수해 갈 수 없도록 하는 필요 조치가 전제된 조건부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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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dkyo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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