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보고서]② "불붙은 촉매 가루 날려".."사고 위험성 되려 증가"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국정과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에너지원별 발전량을 보면, 전체 발전량 중에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5.9%에 이릅니다.
원전 비중을 당장 확 낮출 수는 없으니, 안전하게 써야겠죠. 그럼 원전 안전에 문제는 없을까요?
KBS가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원전에서 중대한 사고가 일어났을때 수소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핵심 안전설비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연속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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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실험 업체 "불붙은 촉매 가루 날려"
한국수력원자력이 2018년 9월, 피동형 수소제거장치(PAR: 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독일 업체에 맡긴 실험. 관련 보고서에는 장치 성능이 구매 규격에도 못미친다는 결과 외에 주목할만한 내용이 하나 더 담겨 있습니다.
[연관기사]
[원전 보고서]① “수소 제거량, 예상의 30~60%”…재실험서도 미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08672
독일에서 실시된 실험은 모두 7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초기 압력과 온도, 증기 농도 등을 바꿔가며 원자로 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겁니다.
이 가운데 장치의 촉매 온도가 500도가 넘어가고 추가적인 수소 제거를 위해 물이 뿌려지는 등 실제 원전 중대사고 상황과 비슷한 환경을 만든 두번의 실험에서 특이한 점이 관찰됐습니다.
수소제거장치의 촉매가 떨어져 가루로 흩날린 겁니다.
촉매 가루가 수소와 반응하면서 관찰 시작 1분 만에 고온의 불꽃으로 변하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 "원인 규명 필요하다" 지적했지만…
한수원 보고서는 이런 실험 결과에 대해, 불붙은 촉매가 날리게 되면 넓은 범위의 수소연소를 일으켜 원자로 내부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실험 뒤 촉매 상태를 확인한 결과 표면 손상이 관찰됐다며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적시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자문을 맡았던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격납건물 내에는 가연성 물질이 많기 때문에 불꽃이 일어나면 안된다"면서, "(수소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비가 되려 수소 폭발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한수원은 독일 실험결과는 인허가에 필요한 구매 규격이나 실제 장치의 운전조건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라며, 당장 장비 교체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사안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촉매 가루가 불티로 날리는 데 대해선 '이상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관기사]
“수소 제거량, 예상의 30~60%”…재실험서도 미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08448
한수원, 보고서 축소 의혹…원안위에도 안 알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08449
“실험은 연구용”이라더니…실험 결과 홍보 활용한 한수원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08450
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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