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살 아동에게 '강제 음식먹이고 입 못 벌리게 해'

어린이집 원장 2심에서도 벌금형 선고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잠을 자지 않거나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두 살배기 원아들을 학대한 전직 어린이집 원장에게 항소심 법원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항소부·재판장 박현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 원·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은 전 어린이집 원장 A(48·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19년 4월 1일 자신이 운영하던 전남 한 지역 어린이집에서 한 살배기 여아가 다독여도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여아의 등을 밀거나 뒷머리를 들어 올려 앞으로 밀어 고꾸라지게 하는 학대를 한 혐의다.

A씨는 2019년 3월 28일 어린이집 교실에서 밥을 먹지 않는 두 살배기 남아의 등을 때린 뒤 턱을 강하게 잡아당기며 학대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당시 남아의 양 볼을 눌러 강제로 입을 벌리게 한 다음 음식물을 밀어 넣고 입 밖으로 뱉지 못하게 입을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장은 "A씨는 아동의 심신을 건강하게 보호·양육할 본분을 망각했다.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A씨가 잘못을 인정·반성하는 점, 아동 학대의 정도가 신체적 학대 행위에 이르지 않은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어린이집을 폐원한 점 등을 두루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