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300명대..집단감염-변이-설연휴 '재확산' 위험요인 여전
정은경 "1월 환자중 3천300명 감염경로 불명..설때 재확산 위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최근 며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로 내려왔지만, 주요 방역지표에는 재확산 위험을 알리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한동안 잠잠했던 집단감염과 해외 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감염 재생산지수도 다시 1을 넘어섰다.
여기에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2.11∼14)까지 앞두고 있어 자칫 '3차 대유행' 재확산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설 연휴 감염 확산 예방, 2월 차질 없는 백신 접종, 3월 초·중·고교 정상 개학 준비를 목표로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설 연휴까지 2주간 연장했다.
하지만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국민적 피로도가 높고 사회 전반적으로 경각심도 떨어진 상태여서 지난달 초순부터 이어진 감소세를 유지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흘째 300명대 이어갈 듯…최근 1주간 일평균 427명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5명이다. 직전일(355명)보다 50명 줄어들며 이틀 연속 300명대를 이어갔다.
신규 확진 305명은 3차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11월 23일(271명) 이후 70일 만에 최소 기록이다.
이 덕분에 일평균 신규 확진자도 다소 줄었다.
최근 1주일(1.26∼2.1)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49명→559명→497명→469명→456명(당초 458명에서 정정)→355명→305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27명꼴로 발생했다.
이 중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약 401명으로, 2단계(전국 300명 초과)와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 경계선까지 내려왔다. 직전일에는 418명이었다.
이 수치는 다소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도 300명대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자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총 297명이다.
직전일 같은 시간에 집계된 256명보다 41명 많았다.
오후 9시 이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최근의 흐름으로 볼 때 300명대 초중반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의 감소세는 주말과 휴일의 검사건수가 평일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영향이 커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보통 주말·휴일 영향은 주 초반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추세를 파악하려면 주 중반 이후의 흐름을 봐야 한다.
주간 집단감염 비율 21.8%→32.7%,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총 34명
확진자 감소에도 전체적인 환자 발생 양상을 보면 위험 요소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주(1.24∼30)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집단감염'인 환자의 비율은 32.7%였다. 이는 직전주 21.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집단감염은 대규모 발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방역상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집단감염 사례로는 IM선교회 소속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 서울 한양대병원, 부산 감천항부두 등이 있다.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28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현재 34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이 가운데 영국발(發) 변이 감염자가 23명, 남아공발 변이 감염자가 6명, 브라질발 변이 감염자가 5명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훨씬 강한데다 최근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모두 해외 입국자로, 공항 검역 또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만약 격리지침 위반이나 부주의로 인해 전파가 시작된다면 방역 시스템에 큰 타격을 주면서 코로나19가 다시 급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방역당국 "작년 추석보다 이번 설이 더 위험"
방역당국은 점차 증가하는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원'과 설 연휴도 재확산의 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는 사례는 1월 이후 약 3천300명 수준"이라며 "숨은 감염원이 누적되고 있다고 보는데, 설 연휴 사람 간 접촉 및 지역이동 등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2주간만 보면 신규 확진자 5천786명 가운데 감염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1천277명으로, 22.1%에 달했다.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조차 모르는 셈이다.
정부가 설 연휴때 직계 가족이더라도 주거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일 수 없도록 한 것도 이런 위험성을 감안한 조치다.
작년 추석에 이어 이번 설까지 고향 방문을 제한하는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정부는 "이번 설 명절에 이동이 활성화된다면 위험성이 상당하다"며 거듭 주의와 협조를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주간 평균 400명이 넘는 환자가 매일 나왔는데 일상화된 공간과 다양한 곳에서 발생했다"며 "가족 간 전파를 통한 감염이 많은 수치를 차지해 작년 추석때 보다 감염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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