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 중국기업의 회사채 디폴트 급증 두 가지 관점
최근 중국 주식시장은 상하이지수가 3620을 기록하는 등 3년 만의 최고 활황세지만 주식과 함께 또 다른 기업 자금조달 수단인 회사채시장에선 디폴트(채무불이행)의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2020년 중국 회사채(기업어음 등 단기채 포함)의 디폴트는 총 77건으로 2019년의 16건 대비 거의 5배, 금액은 역대최고치인 1500억위안(약 25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특히 ‘정부 버팀목’이 있을 거라는 국유기업의 디폴트가 시장 우려의 진원지다. 대표사례는 지난해 10~11월 발생한 3개 주요 국유기업의 회사채 상환 실패. 독일 BMW의 합작 관계사인 화천자동차그룹, 국유석탄채굴기업인 융청석탄전기, 반도체산업의 유력주자인 칭화유니그룹이 그들이다. 규모는 30억위안(약 5600억원) 정도였지만 융청석탄전기의 경우 신용등급이 10단계나 하락하며 가격이 90% 이상 폭락했다. 한때 회사채 발행의 무더기 연기,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 발행금리(coupon rate)가 3%에서 5%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회사채 디폴트 급증이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험으로까지 확대될지 여부다. 시장에선 두 가지 관점으로 의견이 나뉘는 것 같다. 첫째, 시스템 위험 확대 가능성에 방점을 두는 의견은 중국 국유기업 디폴트의 도화선이 된 미국의 중국기업 압박과 올해 중국기업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를 주된 이유로 꼽는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외국기업 책임법’은 회계나 기업지배구조가 불투명한 중국기업의 미국시장 퇴출을 겨냥하는데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대중 압박이 지속되리라는 것. 주식은 그나마 중국 증시 재상장을 추진할 수 있지만 문제는 상환부담이 있는 회사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 의하면 올 3~4월에만 중국의 만기도래 회사채가 2조 6000억 위안(442조원)에 달하고, 부동산기업의 경우 차환 발행(roll-over)이 어려운 해외채권 만기분이 올해 535억 달러(59조원)로 작년(254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작년 5월 바오상 지방은행의 파산 위기에서 봤듯,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 위험(현재 금융기관의 약 15%가 고위험등급)이 더 커질 수 있단 의견이다.
둘째, 시스템 위험으로의 확대 가능성보단 중국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정책에 방점을 두는 의견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의 ‘국유기업 채무 = 국가보증’이란 암묵적인 시장 인식中기업 회사채 디폴트 급증을 확실하게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유기업과 시장의 도적적 해이(Moral Hazard)도 문제지만, 미국과의 장기적인 무역전쟁과 對中 기업 압박에서 버텨내려면, 금융시장개방을 통한 해외투자 및 자금 유치가 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들은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회사채 디폴트 허용’이 2014년 상하이의 차오리 솔라 에너지 디폴트부터 서서히 시작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2019년부터 정책 패러다임쉬프트를 강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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