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빚 떠안은 초등학생이 빚의 굴레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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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초등학교 4학년에 진학하는 A(10)군은 지난달 28일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법원이 A군을 대리한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년여 간 진행해온 상속포기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A군을 보호하고 있던 양육시설은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익법센터는 A군의 빚 상속을 막기 위해 법원에 기간연장 허가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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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2011년 태어난 직후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였던 어머니는 A군을 낳고 난 뒤 집을 나가 연락을 끊었다. 아버지가 2019년 말 갑자기 사망하면서 A군은 아동양육시설로 보내졌다.
A군 아버지는 죽기 전 빚이 많았다. 1순위 상속인인 A군이 아버지의 막대한 빚을 홀로 떠안을 판이었다. A군을 보호하고 있던 양육시설은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익법센터는 서울시민의 사회보장 분야 법률상담과 공익소송, 공익입법, 제도개선을 위해 2014년 7월 서울시복지재단 내에 설치한 단체다. 센터장을 포함한 변호사 5명과 사회복지사 3명 등 총 9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익법센터는 지난해 7월26일 제정·시행된 ‘서울시 아동·청소년 상속채무에 대한 법률지원 조례’에 따라 서울시 거주 만 24세 이하 아동·청소년에게 상속포기, 상속한정승인 등의 무료 법률지원을 하는 전담기관이다. 심판청구로부터 법원의 결정 이후 상속재산에 대한 청산까지 전 과정에서 무료로 소송을 대리하고 인지대, 송달료 등 각종 비용도 예산 범위 내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다.
상속포기는 상속인 지위 자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상속포기신고를 하면 피상속인 빚은 후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또다른 상속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 한도 내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상속받는 것을 말한다. 재산을 상속받은 만큼만 빚을 갚으면 되는 것이다.
공익법센터는 A군의 빚 상속을 막기 위해 법원에 기간연장 허가부터 받았다. 미성년자인 아동·청소년의 빚 상속을 막기 위해선 친권자의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 심판 청구가 이뤄져야 한다. 법원의 기간연장 허가를 받은 뒤엔 A군의 법정대리인을 구했다. A군 어머니가 10년 넘게 연락이 두절된 상황을 감안해 그의 친권을 정지하고 A군이 입소한 양육시설 원장을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했다.
성유진 공익법센터 변호사는 “빚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간 내에 법원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미성년자에게 공부상 친권자가 있음에도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친권을 행사하지 않고 방임하는 경우에는 친권을 정지시키고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일단 공익법센터에 법률상담을 해서 필요한 절차를 안내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익법센터는 A군 지원을 시작으로 아동·청소년의 ‘빚 대물림’ 관련 무료법률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상훈 공익법센터 센터장은 1일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1000만원의 빚이라도 자신이 대신 갚으려면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부모의 빚으로 인해 사회에 내딛는 출발선부터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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