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왜 미얀마를 '버마'라고 부를까
미국 국무부는 1일 새벽(현지 시각)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토니 블링컨 장관 명의의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버마군(Burmese military) 지도부가 (구금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포함한 정부 관료들을 풀어주고 군이 취한 조치들을 즉각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를 통해 표출된 버마인(people of Burma)의 뜻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도 했다. ‘미얀마'를 ‘버마'로 칭한 것이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공인받은 ‘미얀마’ 대신 1989년 6월까지 쓰인 미얀마의 옛날 명칭인 ‘버마’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함께 성명 등을 발표할 때는 ’미얀마’를 혼용하기도 하지만 미얀마와의 양자 간 현안을 언급할 때는 ‘버마'를 사용한다.
미얀마의 과거 국명 ‘버마’는 전체 135개 민족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전체 인구의 68%)을 차지하는 버마족(族)에서 유래했다. 1948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고 1960~70년대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버마’라는 이름은 유지됐다. 그러나 1988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진압한 군부는 이듬해 6월 ‘식민지 시절 서구 색채를 탈피해 민족 주체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나라 이름을 ‘미얀마’로 바꾸고 유엔에서 승인을 받았다. ‘미얀마'는 버마족에 대해 현지인들이 발음하는 명칭이다.
아웅산 수지 등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세력은 ‘미얀마’에 대해 “총칼로 권력을 탈취한 뒤 집권 명분을 세우기 위해 둘러댄 허울 좋은 명분”이라고 폄하하며 ‘버마'를 선호해왔다. 서방 국가들도 군부 집권 과정의 정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버마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2015년 총선 승리로 집권에 성공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체제에서도 현 국호가 바뀌지 않고 유지되면서 ‘미얀마’의 사용이 확대됐다. 미얀마를 한 때 식민 지배한 영국의 경우 오랫동안 미국처럼 ‘버마’라는 명칭을 고수했지만, 최근에는 ‘미얀마(버마)’라는 방식으로 병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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