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만에 신약 내놓고 플랫폼 기술 수출.. 다시 뛰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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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연초 신약 개발과 기술 수출에 성공하는 등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아이디어나 기술을 공개해 시너지를 내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신약물질을 넘어서서 플랫폼 기술까지 수출하는 등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역량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후보물질 발굴-기술 수출-제품 개발' 3단계를 모두 국내에서 마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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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식약처 판매허가 받아
GC녹십자는 2조원 수출 잭팟
한미약품도 내달 국내 허가 예상
○ 해외 수출로 인정받는 ‘K바이오’
1일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판매 승인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통 권고일로부터 약 67일 내 시판 허가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중 유럽에서 판매 허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허가가 나오면 SK바이오팜은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로부터 최대 4억3000만 달러(약 4800억 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한다. 판매가 본격화되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치료제다. 국내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FDA 허가까지 독자 진행한 최초의 신약이다.
앞서 GC녹십자랩셀의 미국 법인인 ‘아티바’는 지난달 말 최대 18억6600만 달러(약 2조900억 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머크(MSD)와 함께 암세포가 덩어리로 자라나 조직 등에 자리를 잡는 고형암 치료용 ‘CAR-NK’ 세포치료제 3종의 개발에 나서게 된다.
녹십자는 원천 플랫폼 기술을 수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기술력이 들어가는 초기 연구는 녹십자가 하고, ‘스피드 싸움’이 중요한 임상시험부터는 자본력을 가진 MSD가 하기로 했다”며 “우리 기술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명맥 끊어졌던 신약도 연이어 출시
2년 반 동안 명맥이 끊겼던 국내 신약 개발도 올해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유한양행은 비(非)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정’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18년 7월 이후 처음 나온 국산 신약 31호다.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신약이 될 가능성이 있는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18년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에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기술 수출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는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산 신약으로 출시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후보물질 발굴-기술 수출-제품 개발’ 3단계를 모두 국내에서 마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첫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도 이르면 3월 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 32호 국산 신약’ 롤론티스는 항암 치료를 받는 암환자에게 생기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항암 치료 다음 날 투약이 가능한 기존 치료제들과 다르게 롤론티스는 당일 투약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미 미국 FDA는 롤론티스의 자료 심사를 모두 마쳤다. 한미약품은 올해 안으로 실사와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4조 원에 이른다.
이 밖에 대웅제약 위식도역류질환 경구약(펙수프라잔)도 국내 임상을 모두 끝내고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최근 신약 성과는 과거와 달리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하고 글로벌 진출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제약 주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제약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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