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뼈대 부실 낚싯배 '뒷북' 전수 조사..구멍 뚫린 규정

오태인 2021. 2. 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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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계도와 다르게 만들어진 낚싯배 문제 연속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YTN 취재로 낚싯배 건조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이 뒤늦게 전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설계도와 다르게 배를 만들어도 처벌 규정이 부실해 뒷북 조사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태인 기자가 문제점, 짚어봤습니다.

[기자]

선박 핵심 부분인 종강력 부재 없이 만든 낚싯배는 조선소가 밝힌 것만 140여 척.

건물로 따지면 철골이 빠진 배가 지금도 바다에 낚시꾼을 실어나르고 있는 겁니다.

설계도면과 다르게 배가 만들어졌는데도 관리 감독을 하는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은 파악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YTN 취재가 시작된 후에야 공단은 부랴부랴 조선소에서 만든 배를 전수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 : 2010년 이후에 건조된 배를 전수 조사하고 있습니다. 확인 과정에서 검사상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법과 제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조선소가 설계도와 달리 배를 만들어도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배를 만든 후에 바뀐 설계도면을 다시 제출해도 강도 시험만 통과하면 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승민 / 변호사 (前 대우조선해양 사내 변호사) : 선박안전법에는 선박의 건조 시 사전에 승인을 얻은 도면과 동일하게 건조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를 고의로 위반한 경우에도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위법행위에 대한 법의 규율에 공백이 있는 것이 아닌지….]

공단이 검사를 다시 한다지만, 종강력 부재가 없어도 강도만 통과하면 선박 사용 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훈 /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 : 종강력 부재라는 것은 모든 선박의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에 관한 부재입니다. 작은 배가 됐든 큰 배가 됐든 꼭 필요한 부분이고. 설계도면에서 항상 중요한 부재로 나타나고 있고….]

부족한 인력도 문제입니다.

공단 검사원 1명 당 관리하는 배는 수백 척.

여기에 선박 물품까지 맡다 보니 감독이 쉽지 않다고 해명합니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 : 현재 167명이 검사원 1인당 연간 평균 225척 정도의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선박용 물건 검사도 15만 건 이상을 진행하다 보니 업무가 과중한 상태입니다.]

해양 선박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과 제도를 이유로, 또 감독 인력을 핑계로 구멍 뚫린 기준을 내버려두면 낚싯배 안전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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